[공연]사라 장 “1년중 100일은 하늘위에서 보내요”

  • 입력 2008년 10월 9일 02시 59분


“1년에 비행기와 공항에서 보내는 날짜가 100일이 넘어요. 한 번 연주여행 가면 6∼8주 만에 집에 돌아오니까 불 켜는 스위치가 어디 있는지 잊어버리기도 합니다.”

18, 19일 에사 페카 살로넨이 지휘하는 LA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함께 내한공연을 펼치는 바이올리니스트 사라 장(28). 지난달 2일 미국 로스앤젤레스 할리우드 볼에서 LA필하모닉과 협연한 사라 장의 음악회에는 화요일이었는데도 1만2000명의 객석이 가득 찼다.

사라 장은 전 세계 콘서트홀에서 열리는 음악회 외에도 아스펜, 라비냐, 탱글우드 페스티벌까지 매년 100회가 넘는 콘서트를 갖는다. 메조소프라노 체칠리아 바르톨리는 “음악가의 삶은 21세기의 집시”라고 말한 바 있다.

“비행기에 타고 있을 땐 아무와도 연락이 되지 않기 때문에 가장 편한 시간이에요. 영국에서 연주가 있으면 왕실의 변호사이자 런던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의장인 지인의 집에서 머무르지요. 지난번 한국에 왔을 때는 처음으로 포장마차에 갔는데 정말 좋았어요.”

2011년 스케줄까지 꽉 차 있다는 그는 “친구가 나와 갈라 콘서트를 하고 싶으니 2010년에 토요일 하루만 날짜를 빼달라고 했는데 딱 두 개가 비어 있었다”며 “친구가 너 언젠가 결혼하려면 무척 힘들겠다고 해 웃었다”고 말했다.

사라 장은 “공항을 들락거리고 호텔 생활이 힘들긴 하지만 무대에서 연주할 때 느끼는 행복감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고 말했다.

이번 공연은 17년간 LA필하모닉을 이끌어 온 핀란드 출신 지휘자 에사 페카 살로넨의 마지막 해외투어 연주다. 사라 장은 “작곡가로도 유명한 살로넨과는 LA필하모닉, 런던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함께 협연하면서 오랜 인연을 맺어왔다”며 “핀란드 출신 지휘자가 핀란드 작곡가 시벨리우스의 바이올린협주곡을 지휘하는 만큼 더욱 믿음이 가는 무대”라고 말했다.

LA필하모닉은 미국 서부를 대표하는 오케스트라. 다음 달부터 베네수엘라 출신 신성(新星) 구스타보 두다멜(25)이 지휘봉을 맡을 예정이다.

“4년 전 이스라엘 필하모닉과 연주가 있었을 때 주빈 메타의 어머니가 돌아가셨는데 구스타보 두다멜을 대타로 내세우더군요. 그때 주빈 메타가 제게 그랬죠. ‘너는 지금 잘 모르겠지만, 섬싱 베리 스페셜(something very special)한 젊은이’라고요. 연주가 끝난 다음에 그 말을 실감했지요.”

18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스트라빈스키 ‘불꽃놀이’, 19일 서울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 스트라빈스키 ‘불새’ 등. 5만∼25만 원. 02-318-4301

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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