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연극은 처음부터 끝까지 배우의 예술”

  • 입력 2008년 10월 18일 02시 56분


황정민 씨 ‘웃음의 대학’으로 8년만에 연극 복귀

“연극의 매력요? 영화는 감독의 예술이지만 연극은 배우의 예술이라는 거죠.”

연극 ‘웃음의 대학’에서 주인공 극작가 역을 맡은 배우 황정민(38·사진) 씨는 17일 기자간담회에서 8년 만에 연극에 복귀하는 것에 대해 “공연장에 올라가면 커튼콜까지 죽이 되든 밥이 되든 배우의 힘으로 끌고 가야 한다. 그 맛에 연극을 잊기 어렵다”고 말했다.

황 씨는 극단 학전 출신으로 뮤지컬 ‘지하철 1호선’ 등에 출연하다가 2005년 영화 ‘너는 내 운명’을 비롯해 ‘검은 집’ ‘사생결단’ 등으로 주목받았다. 연극에서 주연을 맡은 것은 처음.

‘웃음의 대학’은 일본 작가 미타니 고키의 동명 작품을 번안한 것이다.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억압적인 시대에서 희극 공연을 올리려는 극작가와 이를 막으려는 검열관의 이야기다. 검열관은 웃음이 나오는 부분을 수정하지만 오히려 더 재미있게 되면서 상황은 극적인 반전으로 이어진다.

황 씨는 “오랜만에 대학로에 돌아와 보니 개그 공연이 범람한 것 같다”며 “단순히 웃기는 것이 아니라 웃음에 대한 철학이 들어간 공연이 필요하다. 이 작품은 작가와 검열관이 싸우며 인간 대 인간으로 만나게 되는 휴머니즘이 녹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연극을 기피하는 후배 연기자들에 대해 묻자 “배우는 얼굴이 잘 생기거나 수술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 발음 발성 몸자세 등 기본기가 있어야 한다. 관객과 직접 부닥쳐야 관객의 소중함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아무리 이야기를 해도 소용이 없더라”고 말했다. 그는 또 “아무리 해도 어려운 것이 기본기를 갖춘 연기인 것 같다”고 말했다.

공연은 24일∼11월 30일, 서울 종로구 동숭동 동숭아트센터. 02-766-6007

유성운 기자 polari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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