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울릉도에 사는 입학 지원생을 위해 500여 km를 달려간 전주 상산고의 노력이 화제가 되고 있다.
올 6월 자립형사립고인 상산고 학생담당 임현섭 교감은 중학생 학부모 한 명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아들이 울릉도에 있는 중학교에 다닌다고 밝힌 이 학부모는 “아들이 상산고에 입학할 수 있겠느냐”고 물었다.
그런데 문제는 이 학부모의 아들이 다니는 중학교는 3학년이 6명 밖에 안 되는 바람에 실력을 가늠하기 어려워 정상적인 입학 전형으로는 합격하기가 어렵다는 점이었다.
3개월 뒤 이 학부모가 보내 온 학생의 텝스 성적 등을 검토한 상산고는 일단 학생을 직접 만나 보기로 했다.
10월 10일 임 교감은 수학 교사 한 명과 함께 고속버스와 배를 갈아타며 9시간 걸려 이 학생이 다니는 울릉북중학교에 도착했다.
임 교감은 “하루 동안 교우관계 등 학생의 인성과 수학 문제 소화 능력 등 학생의 학습능력을 평가한 결과 충분한 수학 능력을 갖췄다는 판단이 섰다”며 “일주일 후 상산고로 학생을 오도록 해 영어와 국어 등을 포함해 실시한 2차 평가에서도 같은 결과가 나왔다”고 말했다.
박 군은 2002년 상산고가 자립형사립고로 전환한 이후 ‘학업 능력이 뛰어나 입학사정담당관의 심사를 통과한 자’라는 전형 규정을 통해 선발된 첫 신입생이다.
박 군은 지난해 12월 상산고 입학을 목표로 정하고 본격적인 준비를 시작했다. 인터넷 강의로 영어 실력을 쌓기 시작한 박 군은 올해 여름방학 때 텝스와 토익에서 각각 640점과 820점을 받았다.
박 군은 “진학하면 수학과 영어 공부에 더 힘을 기울일 계획”이라며 “대학 진학 등 장래 계획은 학교생활을 하며 선생님들과 상의해서 정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상산고 관계자는 “박 군에게 상산고 입학은 인생의 큰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소외 계층 학생들도 능력만 갖추면 공부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다는 희망을 박 군이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현두 기자 ruch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