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는 마지막 줄리엣이 될 겁니다.”
발레리나 강수진(41·사진) 씨와 독일 슈투트가르트발레단이 11월 17, 18일 오후 8시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로미오와 줄리엣’ 전막공연을 개최한다.
그는 14일 오후 예술감독 리드 앤더슨 씨와 로미오 역의 필리프 바란키비츠, 마레인 라데마케르 씨가 참석한 간담회에서 “14년 만에 한국 관객들에게 ‘로미오와 줄리엣’을 전막으로 보여주게 돼 기쁘고 떨린다”고 말했다.
강 씨는 “나이도 나이고, 발레단이 대규모로 움직여야 하는 전막 공연은 쉽지 않아 ‘로미오와 줄리엣’의 한국 공연은 이번이 마지막이 될 것 같다. 마지막이라는 생각을 하면 조금 슬퍼진다”고 덧붙였다.
두 명의 로미오와 무대에 오르는 소감도 밝혔다.
강 씨는 “(나는) 이번 공연뿐 아니라 이전에도 수없이 파트너들을 바꾼 발레리나”라며 “느낌이 다른 파트너들과 춤을 출 수 있다는 건 재미있는 경험이고, 많이 배울 수 있는 기회”라고 말했다.
그는 “마흔이 넘어 10대 중반으로 설정된 줄리엣 역을 맡게 됐지만 예술에 몰두하면 40대에도 10대, 또는 70대가 될 수 있다”며 “처음 줄리엣을 맡았던 20대 때보다 지금이 감정적으로는 더욱 신선한 느낌”이라고 덧붙였다.
발레단 선배이자 동료인 툰치 소크멘(48) 씨와의 결혼생활을 큰 행복으로 꼽는 그는 “2세만큼은 열심히 노력한다고 해서 되는 일이 아니더라”며 “지금은 남편과 고양이와 강아지와 함께하는 시간이 가장 행복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멀리 떨어져 지내는 부모님께 늘 미안한 마음이라며 잠시 눈물을 글썽이기도 했다.
“3시간 공연만큼은 관객들에게 스트레스에서 벗어나는 기쁨을 주고 싶다”는 그는 “좋은 공연을 보여드리겠다. 언제나…”라고 말했다. 3만∼25만 원. 1577-5266
김지영 기자 kimj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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