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 부원장은 18일 “비록 절차상의 문제가 있었다 하더라도 ‘국민의 대표’를 지낸 최 전 대통령과 그 부인 홍 여사의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들이 역사 속에 묻히는 것이 너무 안타까워 회고록을 저술하게 됐다”고 말했다.
1979년 10월 박정희 전 대통령 서거로 국무총리였던 최 전 대통령이 대통령직을 승계하면서 서독대사관에서 일하던 권 부원장은 대통령부속실 비서관으로 차출됐다. 고위직 외교관이 아니었던 그에게 관용 포니 승용차가 배치되자 최 전 대통령은 입버릇처럼 놀렸다. “자네, 출세했네.”
책에는 최 전 대통령의 독특한 습관이 소개된다. 애연가였던 최 전 대통령은 담배를 한 대 피우고 나서는 호주머니에 집어넣어 호주머니에는 담배 3, 4갑이 들어있기 일쑤였다. 가장 값싼 담배였던 ‘한산도’를 즐겨 피워 외국 대사들에게는 한산도가 고급 담배로 인식됐다고 한다. 외교관이었던 최 전 대통령은 영어 단어를 외울 때엔 발가락을 만지작거리는 습관도 있었다.
특히 최 전 대통령과 홍 여사의 알려지지 않은 인간적인 면모가 많이 나온다.
최 전 대통령이 어느 일요일 아침 ‘인간승리’란 제목의 TV 프로그램에서 소아마비 아동들을 모아 시계수리 기술을 가르치는 서울 중랑구 신내동의 소아마비 장애인 신동욱 씨의 사연을 봤다. 최 전 대통령은 당시 고건 정무수석비서관에게 “신 씨를 도울 방법을 알아보라”고 지시했고 신내동에는 작업실이 갖춰진 합숙시설이 탄생한다. ‘사랑의 집’이다.
권 부원장이 펴낸 책의 초안은 18일 한국간행물윤리위원회(위원장 민병욱)가 역량 있는 국내 저자를 발굴하고 침체돼 있는 출판계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추진하고 있는 ‘우수저작 및 출판지원사업’ 수상작으로 선정됐으며 곧 정식 출판된다. 출판제작비로 1000만 원이 지원된다.
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