母子대학생 ‘아름다운 동행’

  • 입력 2008년 12월 2일 02시 53분


40대 주부-신체장애 아들 계명대 미대 동시합격

“아들과 함께 같은 대학에 다닐 수 있다고 생각하니 벌써부터 가슴이 설렙니다.”

40대 주부가 신체장애가 있는 아들의 뒷바라지를 위해 아들과 함께 같은 대학 같은 학과에 진학해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주부 백경화(43·대구 달서구 용산동) 씨는 1일 계명대 미대 서예과 2009학년도 수시 2학기 전형에 아들 이시원(18) 군과 나란히 합격했다.

백 씨는 1984년 고교를 졸업했으나 가정형편 때문에 대학 진학의 꿈을 포기하고 살아왔다.

하지만 신체장애인인 아들이 대학 진학 준비에 나서자 자신도 같은 대학에 들어가 강의실 등에서 몸이 불편한 아들을 돌보기로 마음먹고 늦깎이 공부를 시작했다.

이 군은 여섯 살 때부터 근육세포 퇴화로 다리의 근육이 약해지는 근이양증에 걸려 평소 휠체어를 이용하는 등 거동이 불편한 상태다.

그는 “대학 진학을 포기한 것이 늘 가슴속에 한으로 남아 있었는데 아들 덕분에 대학에 다니게 돼 이루 말할 수 없이 기쁘다”고 말했다.

아들 이 군은 “고등학교 때와 달리 대학 강의실에서 엄마와 함께 공부하며 지낼 수 있게 됐다”며 환하게 웃었다.

계명대는 백 씨 모자의 애틋한 정(情)과 학구열을 높이 사 이 군에게 4년간 등록금 전액을 면제하는 특별장학증서를 이날 전달했다.

대구=정용균 기자 cavati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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