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평천사원 27일 전시회
“휠체어 200대 北에 전달”
“혼자가 아니라서 행복하다. 세상의 많은 사람들과 함께 동행할 수 있어 난 행복하다.”(송하일 씨의 ‘아름다운 동행’에서)
남한의 장애인들이 시를 쓰고, 북한의 화가들이 그림을 그린 시화 작품들이 전시된다.
사회복지법인 은평천사원이 27∼30일 서울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 내 서울메트로미술관에서 개최하는 ‘남과 북이 함께하는 사랑의 시화전-사랑은 휠체어를 타고 북한으로 갑니다’.
시를 쓴 사람들은 은평천사원의 시 창작 모임인 ‘모과회’(회장 송하일) 회원들. 2000년 결성된 모과회에는 8명의 지체장애인과 1명의 청각장애인이 활동하고 있다.
이들 회원은 올해 초부터 자신과 같은 처지에 있는 북한의 장애인을 도울 방법을 생각하던 중 특별한 시화전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은평천사원은 북한의 화가들에게 그림을 부탁할 길을 수소문했고, 8월경 모과회 회원들이 쓴 시 30여 편을 중국 베이징에 있는 비정부기구(NGO)인 벧엘비전센터를 통해 북한에 전달했다.
시를 전달받은 사람은 북한의 1급 화가인 채경화, 정훈 씨 등. 이들은 각각의 시에 어울리도록 금강산, 묘향산 등을 소재로 한 수묵화를 그렸고 거기에 시구를 써넣었다. 그렇게 만든 작품 25점을 10월경 은평천사원에 보내왔다.
은평천사원 관계자는 “직접 쓴 시에 북한 화가의 그림을 더하는 것까지 모두 모과회 회원들의 아이디어와 넉넉한 사랑의 마음으로 진행됐다”고 말했다.
이번 전시회에는 북한 화가의 작품 외에도 국내 화가들의 그림을 담은 시화 작품이 함께 전시되며, 관람객들은 작품을 구입할 수도 있다.
은평천사원은 “작품 판매와 온라인 모금을 통해 모은 돈으로 휠체어 200대를 마련해 북한에 전달할 계획”이라며 “남한과 북한의 장애인을 이어줄 수 있는 좋은 기회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후원 및 관람 문의 02-383-0061∼2(은평천사원 나눔센터)
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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