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정화-김택수 훈훈한 성대결

  • 입력 2008년 12월 29일 02시 58분


현정화 한국마사회 감독(왼쪽)과 김택수 대우증권 감독이 28일 경기 안양 호계체육관에서 열린 불우이웃돕기 자선탁구 축제에서 이색 성대결을 펼치고 있다. 현 감독이 1세트 11점제 3세트 경기에서 세트당 4점의 핸디캡을 받고 2-1로 승리했다. 안양=연합뉴스
현정화 한국마사회 감독(왼쪽)과 김택수 대우증권 감독이 28일 경기 안양 호계체육관에서 열린 불우이웃돕기 자선탁구 축제에서 이색 성대결을 펼치고 있다. 현 감독이 1세트 11점제 3세트 경기에서 세트당 4점의 핸디캡을 받고 2-1로 승리했다. 안양=연합뉴스
이현세 등과 자선탁구 축제 열어 수익금 기부

얼굴이 빨갛게 상기된 현정화(39) 한국마사회 감독은 탁구채로 연방 부채질을 해댔다. 한 살 아래 김택수 대우증권 감독은 스매싱을 자제하는 여유도 부렸지만 현 감독의 추격이 거세지자 얼음물을 벌컥벌컥 들이켰다.

경기 내내 웃음과 환호가 끊이지 않던 경기장은 막판 승부처에 이르자 팽팽한 긴장감이 흘렀다.

대한탁구협회(회장 조양호)가 주최한 ‘2008 불우이웃돕기 자선탁구 축제’가 28일 경기 안양시 호계체육관에서 열렸다.

대회의 하이라이트는 왕년의 스타인 현 감독과 김 감독의 성 대결. 펜스 주변에는 300여 명의 관중이 몰려 모처럼 탁구 열기로 후끈 달아올랐다.

사실 선수들에게 남녀 간 탁구 대결은 낯설지 않다. 현 감독은 “현역 때에는 세트당 4∼5점을 받고 김 감독과 경기를 했다. 당시에도 호각세였다”며 긴장했다.

이날도 팽팽했다. 세트당 11점, 3전 2선승제로 펼쳐진 이날 경기에서 매 세트 4점의 핸디캡을 얻고 시작한 현 감독은 1세트를 11-6으로 쉽게 따냈다. 하지만 김 감독이 2세트를 11-8로 가져가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마지막 3세트에선 김 감독이 10점을 먼저 얻었지만 8점에 머물던 현 감독이 승부를 듀스로 몰고 갔고 결국 현 감독이 13-11로 잡아내며 승리를 거뒀다.

땀에 흠뻑 젖은 현 감독은 “몸이 예전 같지 않다”며 수줍어했고, 김 감독은 “팬들의 반응이 좋아서 기쁘다”고 말했다. 이번 대결을 위해 하루 1∼2시간씩 별도로 연습까지 한 이들은 팬들의 호응이 크자 나란히 활짝 웃었다.

사실 승부가 중요한 경기는 아니었다. 양 감독 모두 팬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했기 때문. 2세트 중반 현 감독이 강력한 스매싱을 날리자 김 감독은 펜스 밖까지 나가 여러 차례 받아 넘기는 진기명기를 연출했다. 김 감독은 라켓을 등 뒤로 돌려 치거나 장난스레 심판에게 항의하는 쇼맨십까지 보여 관중을 웃겼다. 평소 수수한 차림의 현 감독은 귀걸이에 짧은 치마까지 입고 나와 한껏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이 외에도 만화가 이현세 씨와 여자대표팀 김경아(대한항공)의 맞대결 등 이벤트 경기가 열렸다. 이날 수익금 등으로 모은 2000여만 원은 불우이웃에게 전달된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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