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운 사람을 보면 그냥 지나치기 어려워 시작했을 뿐입니다.”
경기 부천시 원미구 춘의동의 한 인쇄전문업체에서 종업원으로 일하는 박기식(41·사진) 씨는 지난 10년 동안 경기도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가장 많은 횟수의 기부를 했다.
박 씨의 기부는 2000년 3월부터 105개월 동안 100여 회. 소액이지만 일정 금액을 꾸준히 기부해 왔고 이에 대한 감사의 뜻으로 지난해 11월 모금회로부터 감사패를 받았다.
“넉넉한 형편은 아니지만 담뱃값과 커피 값을 아껴 모은 쌈짓돈을 기부한다”는 박 씨는 유니세프와 한국백혈병소아암협회 그리고 대한적십자사 등에도 매달 꾸준히 소액기부를 실천하고 있다.
전북 남원에서 서울로 올라와 중학교를 졸업하고 바로 산업현장에 뛰어든 박 씨는 “15년 전 우연히 마주친 불우이웃돕기 캠페인에 동참하면서 시작한 기부가 이젠 습관이 돼 버렸다”고 말했다.
그는 또 19세 때부터 23년째 매달 헌혈을 해 270장이 넘는 헌혈증을 모아 백혈병 어린이들을 위해 100여 장을 기증하기도 했다. 6형제 중 다섯째인 그는 “어린 시절 유난히 많이 아팠고 잔병치레를 해서 그런지 아픈 어린이들에게 유독 관심이 많다”고 말했다.
2007년 뒤늦게 결혼한 박 씨는 “기부하는 만큼 생활비가 줄어들긴 하지만 아내도 내심 자랑스러워하는 것 같다”며 뿌듯해 했다.
수원=남경현 기자 bibulu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