퀴즈 프로서 4100만원 획득
“반 친구들에게 피자를 한턱 내고, ‘철학자가 들려주는 철학이야기’ 전집을 사고 싶어요.”
사교육을 받지 않는 시골의 초등학생이 최연소 ‘퀴즈 영웅’에 올랐다. 경북 고령군 고령읍 고령초등학교 5학년 신정한(사진) 군이 깜짝 주인공이다. 신 군은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 본관에서 열린 KBS 1TV ‘퀴즈 대한민국’ 제315회분 녹화에서 최연소(10년 11개월 27일)이자 40대 퀴즈 영웅에 올랐다. 이날 녹화 분은 15일 오전 10시 방영된다.
신 군은 이날 2, 3라운드에서 얻은 상금 2100만 원과 파이널 라운드의 더블 찬스 문제를 맞혀 추가한 2000만 원 등 총상금 4100만 원을 획득해 퀴즈영웅의 기준인 4000만 원을 넘었다.
“컴퓨터로는 주로 시사용어나 신문 기사를 찾아보고 게임은 30분 이상 하지 않아요.”
신 군의 어머니 서정희(40·아동복지센터 교사) 씨는 “정한이가 학원을 싫어해 4학년 이후 보내지 않고 있다”며 “책을 워낙 좋아해 말썽을 부리면 책을 읽지 못하게 하는 벌을 줄 정도”라고 말했다.
신 군의 꿈은 과학 수사관이나 과학자가 되는 것. 타임머신을 만들어 제2차 세계대전 때 핵폭탄이 터지지 못하게 하고 싶단다.
신 군은 최근 개막한 구스타프 클림트 전에 관심을 보이면서 퀴즈영웅답게 그림 지식을 술술 풀어냈다.
“클림트의 그림이 한때 세계에서 가장 비싸게 팔렸다는 얘기를 뉴스에서 봐서 호기심이 생겼어요. 전에는 피카소의 ‘파이프를 든 소년’이 더 비쌌는데 기록을 깼어요. 반 고흐의 ‘가셔 박사의 초상’도 비싸게 팔렸고, 루벤스가 헤롯 왕의 유아 대학살을 그린 그림은….”
조종엽 기자 jj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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