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사회책임운동 전개할 것” 서울변호사회 김현 회장

  • 입력 2009년 2월 6일 02시 59분


소속 회원 年5회 무료 변론 - 저소득층 자녀 1대1 결연

“회원 변호사 전원이 연 5회의 무료변론을 하고 저소득층 자녀와 일대일 결연을 하는 등 변호사의 사회책임 운동을 벌여나가겠습니다.”

서울지방변호사회를 이끌 신임 회장으로 최근 당선된 김현(53·사진) 변호사는 5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변호사의 대국민 서비스 강화를 강조했다.

서울변호사회는 국내 전체 변호사의 70%인 6300여 명이 소속한 최대 규모의 변호사단체다.

이날 서울 서초구 서초동 변호사회관 집무실에서 만난 김 회장은 시종 의욕이 넘쳤다.

회장 당선 다음 날인 3일 아침 일찍 1차 상임이사회를 열어 주요 업무 19건을 논의했다. 분(分)단위로 스케줄을 쪼개 법원, 검찰, 국회, 언론사 등 유관기관을 돌며 자신의 공약을 부지런히 설명하고 있다.

김 회장은 “서울변호사회가 야성(野性)을 회복해 법질서를 바로잡는 데 힘을 보태고 정부에 대한 쓴소리도 하겠다”며 “국민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도록 회무 자체를 개혁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를 위해 △변호사 소득의 1% 기부운동 △저소득층 로스쿨 학생에게 장학금 지원 △다문화가정 외국인의 국내 정착을 위한 법률 지원 △저소득층을 위한 수임료 인하 추진 등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웠다.

김 회장은 “로스쿨 도입과 법률시장 개방으로 변호사 업계가 최대의 위기와 변화의 시기를 맞았다”며 “변호사들의 일자리 창출에도 적극 나서겠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정부의 법무담당관과 기업의 준법감시인을 변호사로 채용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그는 “변호사를 준법감시인 등으로 위촉하면 정부와 기업의 투명성이 높아지며 생산성도 향상될 것”이라며 “이미 일부 기업 등에서 효과를 보고 있어 국회를 설득해 입법만 성공하면 당장 2000개의 변호사 일자리가 창출된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첫발을 내디딘 ‘법관평가제’도 확대 실시해 변호사의 참여율을 2000명까지 늘리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김 회장은 서울 경복고, 서울대 법대를 졸업했으며 미국 워싱턴대 해상법 박사 학위 및 뉴욕 주 변호사 자격을 갖고 있다. 겉으로 보기엔 엘리트 코스를 밟은 모범생 같지만 낭떠러지 같은 시련의 순간이 많았다.

고등학교와 대학교 선발고사에서 한 차례씩 낙방한 적이 있고 대학 입학 후에는 유신정권에 맞서 학생운동을 하다 1977년 유기정학을 당하기도 했다.

1980년 행정고시 필기시험에 합격했지만 학생운동 전력 때문에 2년 연속 면접시험에서 떨어졌다. 이에 굴하지 않고 1982년 사법시험에 합격했지만 또다시 면접에서 쓴잔을 마셨다.

당시 대학 은사인 송상현(현 국제형사재판소 재판관) 교수가 신원보증을 서 이듬해 사법시험 면접에 합격했고 유학도 갈 수 있었다.

그는 “법조인은 국민에게 도움이 되는 사람이란 인식을 가져야 한다”며 “성적보다는 경험을 통해 인품과 실력이 검증된 변호사가 판검사로 임용되는 법조일원화를 앞당겨야 한다”고 밝혔다.

이종식 기자 bel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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