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치 홈경기 같아요.”
강원 평창군 알펜시아 경기장에서 14일 열린 바이애슬론 세계선수권대회 여자 7.5km 스프린트에서 은메달을 차지한 시모네 하우스발트 씨(30)는 환하게 웃었다.
독일 대표로 출전해 메달을 땄지만 그에게 한국은 ‘어머니의 나라’이기 때문. 어머니 유계순 씨(59)는 1975년 독일로 파견된 간호사 출신. 유 씨는 동갑인 독일인 루돌프 뱅킹거 씨와 간호사와 환자 사이로 만나 연애 1년 만에 결혼해 하우스발트 씨를 낳았다.
결혼 후 성이 남편 성인 하우스발트로 바뀐 그는 7세 때 스키를 시작한 뒤 12세 때 바이애슬론으로 전향했다. 1998년 캐나다에서 열린 주니어 세계선수권에서 2관왕을 차지한 뒤 독일 국가대표에 선발됐다.
하우스발트 씨는 한국이 낯설지 않다. 선수로서는 지난해 평창 바이애슬론월드컵에 이어 두 번째 방문이지만, 개인적으로는 외가 친척들을 만나러 몇 차례 한국을 찾았다.
“한국에 오면 아주 특별한 감정이 생겨요. 사람들도 친절하고 제가 한국계라는 것을 알고 응원도 해줘요. 마치 독일에서 경기하는 것 같아요.”
하우스발트 씨는 유치원 때 이후 한국말을 쓰지 않아 모국어를 까먹은 상태. 유 씨는 “한국어를 꾸준히 가르치지 않은 게 가장 후회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하우스발트 씨는 “한국 음식을 좋아한다. 그중 가장 맛있는 것은 오징어포”라며 웃었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