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체르니’는 오스트리아 출신의 피아니스트 겸 작곡가, 교사인 카를 체르니다. 1791년 2월 21일 출생. 모차르트가 빈에서 세상을 떠난 해에 그곳에서 태어났다.
체르니는 9세 때 모차르트의 피아노 협주곡을 무대에서 선보인 ‘피아노 신동’이었다. 그는 요한 네포무크 후멜, 안토니오 살리에리에게서도 가르침을 받았지만 베토벤에게 많은 영향을 받았다.
피아노 교사인 아버지에게서 처음 피아노를 접한 체르니는 10세 때부터 3년간 베토벤에게서 피아노 연주와 작곡을 배웠다. 그는 베토벤의 피아노 작품 대부분을 외워서 칠 수 있었고, 훗날 베토벤의 유산을 후대에 물려주는 역할을 했다. 베토벤 음악의 탁월한 해석자로도 이름을 알렸다.
체르니는 또 바흐를 널리 알리는 데 큰 공헌을 한 인물로 꼽힌다. 바흐 작품을 연주 가능하도록 교정을 본 원고를 펴냈기 때문이다. 체르니의 교정 악보는 자유로운 수정, 가필로 비난을 받기도 했지만 대중이 바흐를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왔다.
체르니는 뛰어난 피아니스트이기도 했지만 그에게 명성을 안겨준 건 피아노 교사이자 피아노 연습곡 작곡자로서다. 쪼들리는 생활에 그는 15세 때부터 피아노 교습에 나서야 했다.
가장 유명한 제자는 프란츠 리스트. 이 제자는 스승에게 ‘초절기교 연습곡’을 헌정했으며 ‘헥사메론 변주곡’ 작곡에 함께 참여하기도 했다. 리스트 외에도 지기스몬트 탈베르크, 스티븐 헬러, 테오도르 레셰티츠키 같은 쟁쟁한 피아노 스타를 배출했다.
체르니가 교습을 위해 작곡한 수많은 피아노 연습곡은 ‘피아노포르테의 이론과 실제 전집’ ‘왼손을 위한 연습곡’ 등 여러 권의 책으로 묶였다. 특히 교육용 연습곡집은 지금까지 전 세계 초보 피아니스트들의 기본 교재다.
당대에 체르니는 크게 엇갈린 평가를 받았다. 슈만은 “상상력과 영감이 결핍된 작품을 끊임없이 생산해내는 피아노 교사”라고 비판한 반면 쇼팽은 “나 못지않은 천재”라고 칭찬해 마지않았다.
조이영 기자 ly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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