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산 고로쇠에 대한 호응이 이렇게 대단할 줄 몰랐어요.”
제주한라산고로쇠영농조합 김병용 대표(71·사진)는 제주 고로쇠 수액의 시장 진입 가능성을 확신했다.
김 대표는 올해 제주에서 처음으로 고로쇠 수액을 대량생산해 사업화하는 데 성공했다. 제주에서는 그동안 고로쇠 가치가 묻혀 있었다.
고로쇠나무가 자생하는지를 일반인이 알지 못했고 학계에서 자생 고로쇠를 확인했지만 상품화를 염두에 두지 않았다.
김 대표는 1월 21일부터 제주시 조천읍 교래리 해발 400m 목장지대 등에서 고로쇠 수액을 채취했다. 올해 수액 채취는 10일로 마감됐다.
그는 제주에서 50일 동안 고로쇠 수액 채취가 가능하다는 것을 확인했다. 육지에 비해 채취 시기가 15일가량 앞서고 기간도 길었다. 수액을 채취한 나무는 50∼300년생 1000그루. 한 그루에서 20∼30L의 수액이 나왔다. 시판 가격은 1.5L들이 한 병에 6000원 선.
김 대표는 20여 년 동안 한라산 해발 400∼1300m 구간을 조사해 고로쇠가 무더기로 자생하는 것을 확인했다. 어림잡아도 150만 그루가 넘을 것으로 추정했다.
2000년 4월에는 제주시 아라동 제주대 부근 야산에 고로쇠 종자를 시험 파종했다. 지금은 가슴높이 나무둘레가 40∼50cm로 성장했다.
김 대표는 “고로쇠는 불에 태워도 속이 그대로 남아있을 정도로 강하고, 탄력도 좋아 경제수종으로 가치가 높다”며 “저탄소 녹색성장에도 도움을 줄 수 있어 제주 자생종을 활용한 대단위 인공조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구독
구독
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