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간읽으며 하루일과 시작
신문기사 통해 배운 세상이
내 노래의 힘이자 영혼
4일 서울 서초구 염곡동 아트원 문화재단.
“북한이 아직 로켓 안 쐈대요.” 사무실로 들어온 팝페라 테너 임형주 씨(23·사진)가 던진 첫마디다. 그가 세운 아트원문화재단 사무실 한구석에는 신문이 잔뜩 쌓여 있었다. 어머니 김민호 씨(49)가 말했다. “임형주는 활자 중독이에요.” 사무실의 간이 책장엔 월간 ‘신동아’가 지난해부터 올 4월호까지 꽂혀 있었다.
임 씨는 집에서 신문 15종을 본다. 정기 구독하는 주·월간지는 12종. 신문 읽기로 아침을 시작한다. 바쁜 스케줄 탓에 아침에 신문을 못 읽으면 밤늦게라도 신문을 꼭 챙긴다. 소프라노 조수미와 마리아 칼라스, 건강 관련 기사를 열심히 스크랩한 적도 있다.
“종이를 넘기는 느낌은 마우스 클릭과 비교할 수 없죠. 평면적인 인터넷과 달리 레이아웃이 기사의 중요성을 말해주고요. 인터넷에는 자극적이고 저급한 내용이 너무 많아요. 제가 말을 조리 있게 한다는 얘기를 듣는 것도 다 신문 덕이죠.”
8장의 앨범을 내고 세계무대에서 활동하는 그는 어딜 가나 신문을 챙겨본다. 미국에선 뉴욕타임스와 USA투데이, 프랑스에선 리베라시옹, 일본에선 저팬타임스, 대만은 롄허(聯合)보….
그가 손에서 놓지 않는 또 한 가지는 문학작품이다. 파울루 코엘류의 ‘연금술사’는 다섯 번쯤 읽었다. “목표를 세우도록 힘을 주는 책입니다. 작가가 ‘그래, 네게는 능력이 있어’ 하고 소곤대는 듯해요.”
‘개미’ ‘나무’를 쓴 베르나르 베르베르에게 사물을 섬세하게 보는 법을 배웠다. 공지영의 소설과 산문에서 맛깔 나는 글 솜씨를 보고, 에쿠니 가오리의 작품에서 ‘연애의 감정’을 경험했다. 힐러리 클린턴과 조수미의 자서전은 꾸준히 읽는 애독서다.
“어린 나이에 데뷔해서 또래 아이들과 같은 경험을 많이 못 했죠. 신문과 책을 통해 다른 세상과 사람의 삶을 느끼고 배웁니다. 제 레퍼토리의 절반 이상이 사랑 노래인데, 연애소설을 읽으며 그런 감정을 대신 느껴보기도 했고요.”
4일자 동아일보를 읽다가 그가 물었다. “이새샘 기자는 최근에 왔나 봐요? 문화면에서 못 보던 이름인데….” 이 기자는 1일 문화부에 배치됐다. 놀라 쳐다보자 그가 싱긋 웃었다.
조이영 기자 ly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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