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톤 명문고 영광 뒤엔 학교장-이사장 열정 있었다

  • 입력 2009년 4월 22일 02시 57분


19일 열린 제8회 전국구간마라톤대회 여자부에서 처음으로 정상에 오른 오류고 육상부원들. 사진 제공
19일 열린 제8회 전국구간마라톤대회 여자부에서 처음으로 정상에 오른 오류고 육상부원들. 사진 제공
서울 오류-배문고 등 남다른 육상투자 눈길

“우리 교장 선생님 이름 좀 꼭 넣어주세요.”

19일 열린 제8회 전국구간마라톤대회 여자부에서 우승한 오류고(서울 구로구) 김주환 감독은 열악한 환경에서도 지원을 아끼지 않는 조홍식 교장에게 각별한 고마움을 전하며 이렇게 부탁했다. 2001년 창단한 오류고 육상부는 지난달 코오롱대회에서도 우승한 신흥 명문. 조 교장의 마라톤에 대한 열정 덕분이다.

대부분의 고교 육상팀 상황은 이와 비슷하다. 체육고가 아닌 일반고는 학교장이나 이사장의 애정이 없으면 운영하기 힘들다. 매년 1억∼2억 원을 투자해야 하기 때문이다. 마라톤 명문 배문고(서울 용산구)는 조하수 교장의 적극적인 지원 덕분에 강호로 성장했다. 학교 설립자인 고 조서희 재단이사장이 “마라톤은 인생의 표본”이라며 1966년 창단해 지금까지 왔다. 황규훈 건국대 감독, 오인환 삼성전자 육상단 감독, 이성직 한양대 감독 등 한국 마라톤 지도자들이 배문고 출신. 전국 대회 단체 우승을 106회나 했다. 지금까지 배출한 국가대표만 100여 명.

남자부에서 우승한 순심고(경북 칠곡군)는 배상도 칠곡군수의 지원으로 육상 명문이 됐다. 1993년 창단한 대인고(인천 서구)도 김기돈 재단이사장과 임한수 교장의 적극적인 관심 속에 전국체육대회 등에서 금메달 10개를 획득했다. 황영조 국민체육진흥공단 감독을 배출한 명륜고(강원 강릉시)는 2005년부터 동문과 교직원이 성금을 걷어 운영하고 있다.

여자부에서는 상지여고(강원 원주시)가 전통 명문이다. 1996년 창단해 전국구간마라톤 2연패 등 단체 경기에서 10회나 정상에 올랐다. 김길남 이사장의 적극적인 투자의 힘이 컸다. 속초여고(강원 속초시)도 김영래 교장의 남다른 육상 사랑에 기반을 두고 명문으로 도약하고 있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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