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할부금 갚는데 인생을 걸텐가” 潘총장 연설에…

  • 입력 2009년 5월 22일 17시 42분


"위험을 감수하라."

21일 미국 워싱턴 존스홉킨스 국제관계대학원(SAIS) 졸업식 축사에서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이 던진 화두(話頭)다. 반 총장은 이날 '위기 속에서의 글로벌 리더십'이라는 주제로 행한 연설에서 "모두 똑같아 보이는 빌딩 사무실의 일자리나, 주택대출금과 자동차할부금을 갚는데 쫓기는 삶에 매몰되지 말고 모험적인 삶, 세상을 더 낫게 변화시킬 수 있는 의미가 충만한 삶을 추구하라"고 말해 졸업식장을 가득 메운 1000여 졸업생과 가족의 기립박수를 받았다.

반 총장은 취임 후 첫 졸업식 연설에서 "자신의 에너지와 열정을 어떻게 투자하기를 원하는지를 생각하고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변화시키는 일에 일조하기를 바란다"며 "공공을 위해 봉사하는 삶보다 더 고귀하고 위대한 것은 없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특히 "6·25 전쟁 직후 소년 시절 배고픔과 두려움이 무엇인지를 직접 경험했던 나로서는, 공공을 위해 봉사하는 것이 얼마나 위대하고 숭고한 일인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며 자신의 경험을 소개했다.

반 총장은 "6·25 전쟁 후 내가 다닌 학교는 교실도, 지붕도 없이 부서진 건물잔해가 나뒹구는 노천학교였으며, 먹을 것도 충분치 않아 종종 배고픔에 울며 잠이 든 적도 있다"며 "그때 미국과 여타 국가가 참여하는 유엔이 식량을 제공하고 우리를 지켜줬으며 한국의 재건을 도왔다"고 소개했다.

워싱턴=하태원특파원 triplet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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