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와 한 노조의 아름다운 협력

  • 입력 2009년 5월 23일 03시 00분


勞 ‘무임금 조업’ 노력에 김문수 지사 공장재가동 도와

“이런 날이 꼭 올 줄 알았지만 정말 감격스럽습니다.”

22일 오전 경기 오산시 누읍동 소재 자동차 부품업체 대광다이캐스트공업에 배전작업이 끝나고 생산라인에 전등이 하나 둘 들어오자 이를 지켜보던 직원 20여 명은 서로 손을 잡고 눈시울을 붉혔다. 지난해 10월 공장 생산라인이 멈춰 선 지 7개월 만이다. 전기요금 3억여 원이 없어 가동이 중단됐던 공장이 회사를 살리기 위한 노조의 노력과 김문수 경기도지사의 도움으로 이날 재가동에 들어갔다. 1960년대 초 설립된 이 회사는 엔진부품 등 300여 가지의 자동차 부품을 생산해 현대자동차에 납품해오다 지난해 1월 부도로 법정관리에 들어간 뒤 12월 최종 파산 선고를 받았다. 하루아침에 일자리를 잃게 된 170여 명의 직원들은 자신들의 힘으로 회사를 되살리겠다며 무임금 조업 선언을 하고 대기업을 찾아다니며 60억 원 상당의 주문까지 받아냈다. 이런 노조의 의지를 살펴본 채권단과 법원 파산부는 올해 1월 조업재개를 허가했다.

그러나 회사는 3억4900만 원의 체납 전기료를 납부할 자금을 마련하지 못했고, 노조는 한국전력을 찾아 호소했지만 관련 규정이 없다는 통보를 받아야 했다. 4월에 뒤늦게 보고를 받은 김문수 경기지사는 “경기도지사와 한국노총 경기도본부 의장 명의의 보증서를 쓰겠다”고 지식경제부와 한전 등에 간곡하게 부탁했다. 결국 한전은 우선 전기 공급을 허락했고, 법원도 이달 15일 긴급운영자금을 지원했다.

26년간 이 회사에서 근무한 김수룡 노조위원장(53)은 “경기도와 한전, 법원 등 공장이 재가동될 수 있도록 도와주신 분들의 은혜를 잊지 않겠다”고 말했다.

오산=남경현 기자 bibul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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