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게이츠 父 “나가서 신나게 놀아라… 운동을 해라”

  • 입력 2009년 6월 23일 02시 58분


마이크로소프트의 창업자 빌 게이츠(오른쪽)와 그의 아버지 빌 게이츠 시니어. 동아일보 자료 사진
마이크로소프트의 창업자 빌 게이츠(오른쪽)와 그의 아버지 빌 게이츠 시니어. 동아일보 자료 사진
빌 게이츠, 아버지의 교육 - 가족관 소개
“저녁식사 때 진솔한 대화로 삶에 큰 변화”

‘훌륭한 아들은 홀로 크지 않았다.’

21일 미국 경제전문지 포천은 마이크로소프트의 창업자 빌 게이츠 씨와 그의 아버지를 프랑스 파리에서 인터뷰하고 게이츠 씨를 세계적 기업가로 성장하게 해준 아버지의 교육과 가족관을 소개했다. 게이츠 씨는 지난해 6월 최고경영자 자리에서 물러난 뒤 부인과 함께 설립한 세계 최대 자선단체 ‘빌 앤드 멀린다 게이츠 재단’에서 활동하고 있다. 시애틀의 유명 로펌에서 변호사로 일하던 아버지(빌 게이츠 시니어) 역시 1998년 은퇴 후 재단에서 공동회장 직을 맡아 자선사업으로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다.

게이츠 씨 아버지의 교육법 중 주목할 만한 것은 ‘나가서 신나게 놀아라’ ‘운동을 해라’라고 포천은 소개했다. 게이츠 씨는 “부모님은 어릴 때부터 내가 잘하지 못하는 것도 열심히 하라고 북돋아줬다”며 “수영 축구 같은 운동을 하라고 권하셨을 때 처음에는 이런 게 무슨 의미가 있나 생각했다. 지금 생각해 보면 내가 잘하는 수학 말고도 내가 잘하지 못하는 일이 세상에 많다는 걸 깨달았고 리더십을 만든 계기가 됐다”고 회고했다.

게이츠 씨의 아버지는 아들의 선택을 무조건 바꾸려 하기보다는 믿고 기다려줬다. 고등학교 졸업을 1년 남겨두고 아들은 취업을 하고 싶어 했다. 실제로 취직자리가 마련되자 더는 학교에 다닐 의미가 없다며 자퇴하겠다는 고집을 꺾지 않았다. 화를 낼 줄 알았던 아버지가 숙고 끝에 “그래. 네가 해볼 만한 일인 것 같아”라고 말했다. 게이츠 씨는 내심 놀랐다고 고백했다. 아버지는 “아들이 ‘잠시 떠났다가 돌아오겠다’라고 했을 때 ‘떠난다’는 말보다 ‘돌아오겠다’는 말을 더 믿고 기다렸다”고 말했다.

두 사람이 지금도 통화를 자주 하는 배경에는 아버지의 ‘밥상머리 교육’이 있었다. 밥상머리 교육은 권위적이고 일방적 가르침이 아닌 아이와의 진솔한 대화를 뜻한다. 아버지는 되도록 저녁식사를 아들과 함께 하고, 여행을 자주 다니려고 노력했다. 게이츠 씨는 “저녁을 먹으면서 편안하게 아버지 같은 어른들이 내가 고민하는 것을 어떻게 바라보는지 들을 수 있었다”며 “부모와 생각을 나눈다는 것은 인생에 큰 변화를 준다”고 말했다.

53세인 아들에게 팔순이 넘은 아버지는 여전히 좋은 멘터 역할을 해주고 있다. 아들은 “나는 성격이 급해서 (사업을) 자동차 몰 듯 빠르게 추진하는데 고비마다 아버지는 숨을 고를 수 있도록 브레이크를 걸어준다”고 말했다.

노지현 기자 isityo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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