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중증장애인 임용시험 합격 이우승 씨의 포부
“나도 장애인이기 때문에 장애인들의 욕구와 바람을 누구보다 잘 안다고 생각합니다. 장애인들에게 ‘맞춤형 복지’를 제공하는 사회복지 공무원이 되겠습니다.”
서울시가 10일 발표한 ‘서울특별시 공무원 중증장애인 특별임용시험’ 합격자 명단에 포함된 이우승 씨(31)는 당당히 포부를 밝혔다. ‘선천성 각막 혼탁증’이란 병을 안고 태어난 이 씨는 1급 시각장애인이다. 특수 안경을 써야 간신히 책을 읽을 정도로 시력이 나쁘다. 길을 걸을 때도 남의 도움을 받아야 했지만 그의 삶은 정상인과 다를 바 없었다. 이 씨는 방송통신대에서 컴퓨터과학을 전공한 뒤 경기대 사회복지대학원에 진학해 2007년 2월 사회복지정책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2000년부터 서울 송파구 삼전동 시각장애인복지관에서 정보화 교육을 맡아온 이 씨는 사회복지사 1급 자격증과 정보처리기사 자격증까지 따낸 뒤 이번 시험에 응시해 당당히 합격했다.
이 씨는 “첫 직장은 아니지만 공무원으로 첫발을 내딛게 돼 감회가 새롭다”며 “시각장애인인 아내와 기쁨을 나누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서울맹학교에서 교사로 근무하는 부인 최경미 씨(33)는 “밤낮으로 공부하는 남편이 안타까울 때가 많았다”며 “장애인에 대한 사랑이 대단한 만큼 피부로 다가서는 공무원이 되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이번에 서류전형과 면접을 거쳐 행정 9급, 세무 9급, 사회복지 9급 등 7개 직렬에서 중증장애인 8명을 최종 합격자로 선발했다. 장애인복지법시행규칙에 규정된 중증장애인이란 지체장애 1∼3급, 시각장애 1∼3급 등 장애 정도가 심한 장애인을 뜻한다. 서울시가 사회형평 채용을 늘리기 위해 지방자치단체 가운데 처음으로 시행한 이번 시험은 10명 모집에 389명이 응시해 38.9 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유성열 기자 ry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