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사위기 중고생 형제 구한 고교생 영웅

  • 입력 2009년 8월 3일 02시 55분


광양제철고 김민석 군 선행

“누구라도 그 자리에 있었다면 몸을 던졌을 거예요.”

전남 광양의 한 고교생이 계곡 물에 빠져 익사 위기에 놓인 중고교생 형제를 구해낸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주인공은 광양제철고 2학년 김민석 군(17·사진).

지난달 25일 오후 1시 반경 김 군은 친구와 함께 광양시 백운산 옥룡계곡에 놀러갔다가 계곡에서 허우적거리는 한 학생을 발견했다. 잦은 장맛비에 계곡은 물이 많이 불어나 수심이 3m를 넘을 정도로 깊었다. 순간 위험을 직감한 김 군은 곧바로 물에 뛰어 들어 문모 군(16·고1)을 물 밖으로 끌어냈다.

주변에 있던 사람들이 몰려오는 등 어수선한 가운데 김 군은 조금 전 구한 문 군이 동생과 함께 물놀이를 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고 다시 물에 뛰어들었다. 김 군은 1분여 동안 잠수하면서 3m 아래 바닥에 엎드린 채 가라앉아 있던 문 군의 동생(14·중3)을 껴안고 물 밖으로 나왔다. 문 군의 동생은 호흡이나 의식이 없는 상태로 생명이 매우 위급한 상황이었다.

김 군은 침착하게 주변 사람에게 119 구조를 요청하고 평소 배웠던 심폐소생술을 시도했다. 문 군의 동생은 119구조대에 의해 광주에 있는 병원으로 옮겨져 3일 만에 의식을 회복했다.

소방당국은 김 군이 재빨리 구조에 나선 것은 물론 침착하게 심폐소생술을 했기 때문에 문 군 형제의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고 전했다. 김 군의 선행은 당시 현장을 목격한 전남도청 공무원이 전남도교육청 홈페이지 ‘칭찬합시다’ 코너에 글을 올리면서 알려졌다.

김 군은 고교 1학년 때 실장, 2학년에 올라와서는 부실장과 안전부원으로 활동하면서 의협심과 책임감이 강하고 힘든 일에 솔선수범하는 모범생으로 알려졌다. 건장한 체격에 못하는 운동이 없을 정도로 활동적인 김 군은 “초등학생 때부터 갈고 닦은 수영실력이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전남도교육청은 김 군에게 지난달 31일 표창장을 수여했다.

광양=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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