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인 음독… 생명지장 없어
‘아시아의 물개’ 조오련 씨(57·사진)가 4일 심장마비로 타계했다. 숨진 조 씨의 부인은 그 충격으로 음독해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으며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다.
경찰에 따르면 조 씨는 이날 오전 11시 32분경 전남 해남군 계곡면 법곡리 자택 현관에서 심장마비 증세로 쓰러졌다. 인근에 사는 오빠(56) 집에 갔다가 돌아온 부인 이성란 씨(44)가 쓰러져 있는 조 씨를 발견하고 119에 신고했다. 조 씨는 구급대원 도착 당시 심장마비 증세를 보여 해남읍 해남종합병원으로 옮겨져 심폐소생술을 받았으나 낮 12시 45분경 숨을 거뒀다.
이 씨는 조 씨와 함께 119 구급차를 타고 병원으로 갔다가 남편의 사망을 확인한 뒤 집으로 돌아와 조 씨가 평소에 복용하던 우울증 약과 수면제를 먹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씨의 오빠는 “승용차 뒷좌석에 있던 동생이 구토를 하며 쓰러져 응급실로 급히 옮겼다”고 말했다. 이 씨의 발밑에는 비어 있는 수면제 1통과 반쯤 남은 우울증 치료제 1통이 발견됐다. 병원 관계자는 “위세척 치료를 받은 이 씨는 현재 혼수상태지만 호흡, 맥박 등을 볼 때 위급한 상황은 넘겼다”고 밝혔다.
전남 해남 출신인 조 씨는 대한해협 횡단 30주년인 내년 8월 15일경 다시 횡단에 도전하는 것을 목표로 제주에서 준비를 하다가 1주일 전부터 자택에 머물며 부인과 함께 지내 왔다. 그는 2001년 전 부인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우울증을 앓아 약을 복용하면서 ‘잠이 오지 않는다’며 소주에 몇 포의 약을 한꺼번에 먹거나 혼자 과음하는 일이 잦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조 씨의 정확한 사인을 가리기 위해 시신을 부검하기로 했다.
해남=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