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평화와 공생 젊은세대가 가교 되자”

  • 입력 2009년 8월 22일 02시 58분


21일 일본 야마나시 현 호쿠토 시에서 열린 한일 미래구축포럼에 참가한 양국 대학생들이 두 나라의 발전적 미래를 기원하며 기념식수를 하고 있다. 삽을 든 세 사람은 왼쪽부터 고려대 조선대 와세다대 학생 대표다. 호쿠토=김창원 특파원
21일 일본 야마나시 현 호쿠토 시에서 열린 한일 미래구축포럼에 참가한 양국 대학생들이 두 나라의 발전적 미래를 기원하며 기념식수를 하고 있다. 삽을 든 세 사람은 왼쪽부터 고려대 조선대 와세다대 학생 대표다. 호쿠토=김창원 특파원
고려대-와세다대 공동주최 ‘한일 미래구축 포럼’ 日서 열려

“역사로부터 무엇을 배울 것인가?”

한국과 일본 대학생들이 21일 일본 야마나시(山梨) 현 호쿠토(北杜) 시에서 양국의 발전적 미래 관계를 고민하기 위해 모였다. 이 행사는 젊은 세대가 평화와 공생의 가교가 되자는 취지로 고려대 일본연구센터와 와세다(早稻田)대 아시아연구기구가 공동 주최한 ‘2009 한일 미래구축포럼-성신(誠信) 학생교류’다. 당초 고려대와 와세다대가 2006년 말 학생교류 협정을 맺으면서 추진됐으나 조선대가 합류하면서 3개 대학으로 늘었다. 3년간의 준비를 거쳐 이번에 첫 결실을 보았다.

첫 행사를 호쿠토 시에서 열기로 한 데는 특별한 이유가 있다. 이곳은 조선의 도자기와 목공예에 심취해 조선 민예운동을 펼친 아사카와 다쿠미(淺川巧)의 고향이다. 그는 ‘조선도자기의 귀신’으로 불리는 친형 아사카와 노리타가(淺川伯敎)와 함께 조선 전역을 누비며 도자기와 공예품을 수집하고 발굴해 ‘조선의 소반’ ‘조선도자명고’라는 명저를 남겼다. 민예뿐만 아니라 조선과 조선인을 사랑하고 조선인처럼 살다가 ‘조선의 흙이 된 일본인’으로도 유명하다.

포럼 참석자들은 제자리를 걷고 있는 한일 관계를 안타까워하기도 했다. 와세다대 하라다 다쿠로(原田拓朗) 씨는 “한국의 문화와 언어를 접할 때마다 두 나라는 많이 닮았다고 느끼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아 아쉽다”고 말했다. 고려대 양성윤 씨는 “일본 학생들이 20세기 초 일제의 침략역사에 대해 잘 모르는 게 문제”라면서 “서로 공감하는 역사를 만들기 위해서라도 잦은 교류가 필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양국 대학생들이 본 행사에 앞서 가진 기념식수에서 ‘두 마음이 평화를 향해 내디디는 첫걸음’이라는 기념 팻말도 남겼다. 50년 후 거목으로 자라 있을 나무의 높이만큼 한일 관계도 성숙해 나가자는 뜻이다.

호쿠토=김창원 특파원 chang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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