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잇는 다리 되고파 日 안돌아가”

  • 입력 2009년 9월 14일 02시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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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카스기 서울저팬클럽 부이사장 20일 ‘축제 한마당’ 주도

"한일 양국 시민이 축제를 통해 하나가 되고 나아가 정치, 역사 문제까지 함께 해결할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다카스기 노부야(高杉暢也·67·사진) 서울저팬클럽(SJC) 부이사장은 20일 한국 서울과 일본 도쿄에서 동시에 개최되는 '한일축제한마당 2009'에 대한 기대를 이 같이 밝혔다.

다카스기 부이사장은 올해로 5회째를 맞은 이 행사를 진행해온 주역이다. 그는 "이번 행사는 '함께하는 서울-도쿄! 함께 가는 미래!'라는 슬로건을 기치로 내걸고 2005년 개최 이래 처음으로 한일 양국에서 동시에 진행되는 만큼 기대가 남다르다"고 말했다.

"첫 해에는 한일수교 40년을 기념한다는 취지로 양국 정부 지원 하에 마련됐습니다. 각종 행사가 700회나 열렸고 5만 명이 참가해 두 나라 시민이 더욱 가까워지는 계기가 됐죠."

당시엔 한국은 일본 대중문화개방 영향으로, 일본에선 한류 붐으로 양국 문화교류와 이 행사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 그러나 첫 회 이후 정부의 예산 지원이 줄면서 행사를 뒷받침을 할 돈이 턱없이 부족해졌다.

당시 SJC 이사장으로 행사를 주도한 다카스기 부이사장은 직접 기업과 단체를 찾아다니며 '한일축제한마당'의 의미를 알리고 기금 마련을 위해 고군분투했다.

"한 번으로 그치기엔 너무 소중한 기회였습니다. 2006년부터는 일반인의 자발적 활동과 참여로 이어져 오면서 더욱 값진 교류행사가 됐다고 생각합니다."

다카스기 부이사장이 한국과 인연을 맺은 것은 1998년 한국후지제록스 회장으로 부임하면서부터. 처음 한국 발령을 통보받았을 때 그는 불만이 많았다. "한국을 잘 모르는데다 도쿄 본사에 남고 싶었다"고 회상했다.

다카스기 부이사장은 그러나 한국에 온 뒤 "양국이 서로에게 경제적으로 중요하며 닮은 점이 많은 이웃나라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이후 김앤장 법률사무소 상임고문으로 자리를 옮긴 그는 가족들이 모두 일본으로 돌아간 뒤에도 한국에 혼자 남았다.

"한국후지제록스에서 정년퇴직한 뒤 일본 본사에서 중역 자리를 제안하며 돌아올 것을 권유했습니다. 하지만 한국과 일본을 잇는 '다리' 같은 존재가 되고 '한일축제한마당'을 계속 돕기 위해 남았죠."

그는 노래방에 가면 나훈아의 노래 '영영', '사랑'을 즐겨 부른다고 했다. 또 한국 드라마 '대장금'을 "감명 깊게 봤다"며 "최근 결혼한 이영애를 무척 좋아한다"고 말했다.

"문화는 언어의 한계를 초월해 마음을 전하는 도구입니다. '한일축제한마당'을 통해 많은 한국인과 일본인이 서로를 알고 이해하게 되기를 바랍니다."

남원상 기자 surrea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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