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형제 중 막내인 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 최기준 교수는 “1981년 처음 암이 발병한 후 28년 동안 투병생활을 반복하신 어머니였기에 암 환자의 고통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셨다”고 말했다. 고인은 집 한 채와 오래된 은행 예금통장을 남겼다. “누가 먼저랄 것도 없었습니다. 어머니처럼 암으로 고통받는 환자들을 위해 어머님의 유산을 쓰자는 데 형님들도 모두 뜻을 같이했습니다.”
5억 원이나 되는 큰돈을 기부했지만 가족들 중 아무도 다른 뜻이 없었다고 한다. 장남인 최성준 씨는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로 재직 중이며, 차남 최경준 씨는 변호사로 법무법인 양헌의 대표변호사다. 최 교수는 “병원에 있다 보면 아직도 돈이 없어 치료를 제대로 받지 못하는 환자를 많이 접하게 된다”며 “이런 환자들에게 조금이나마 힘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서울아산병원은 암 환자 중에 경제적 형편이 어려운 이들을 선정해 최대 1000만 원씩 지원하는 방식으로 기금을 운영할 계획이다.
신민기 기자 minki@donga.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