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물관, 커피숍처럼 늘 찾을 수 있는 공간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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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1월 2일 03시 00분


스테판 마르탱 아시아유럽박물관네트워크 위원장

“박물관은 이제 자국민을 넘어 세계 시민들 앞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아시아와 유럽의 박물관들이 국경을 넘나들면서 전시를 공동 기획하고 이를 통해 서로를 이해할 때가 되었습니다.”

아시아유럽박물관네트워크(ASEMUS·아세무스)의 위원장을 맡고 있는 프랑스의 스테판 마르탱 국립인류학박물관장(53·사진)이 지난달 31일 한국을 찾았다. 3일 열리는 한국박물관 개관 100주년 기념포럼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아세무스는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아셈) 회원국 68개 박물관의 모임. 아셈 회원국 간의 문화교류를 강화하기 위해 2000년 출범했다.

1일 서울 중구 장충동 그랜드앰배서더 호텔에서 만난 마르탱 위원장은 새로운 시대에 맞는 박물관의 변화를 강조했다.

“20여 년 전만 해도 박물관은 전문 연구자들의 공간이었지만 이제는 일상의 공간이 됐습니다. 관람객은 이제 방문자(visitor)가 아니라 사용자(user)입니다. 이를 염두에 두고 포케몬과 레오나르도 다빈치를 모두 아우르는 박물관이 돼야 맥도널드 햄버거 매장이나 커피숍처럼 늘 다시 찾을 수 있는 공간이 될 거예요.”

마르탱 위원장은 박물관에 대한 관심이 확산되는 것에 대해서도 주목했다. 그는 “유럽에서는 박물관 관객 수가 계속 늘고 있다”며 “중국에서는 200여 개 박물관이 새로 건립되고 있고 홍콩에선 ‘M+(뮤지엄 플러스) 프로젝트’가 진행되는 등 세계 곳곳에서 박물관 열기가 뜨겁다”고 전했다. 10대 후반에 남태평양 등 세계 곳곳을 여행하며 프랑스인이 아니라 세계 시민을 꿈꿔 왔다고 자신을 소개한 마르탱 위원장은 인터뷰 내내 박물관의 다국적 특징을 힘주어 말했다.

“제가 일하는 박물관은 프랑스의 국립박물관이지만 내용은 전혀 국립이 아닙니다. 프랑스 것이 아닌 모든 것의 박물관이라고 할까요. 얼마 전엔 타잔에 관해 전시했고 지금은 멕시코 특별전을 열고 있습니다. 2013년엔 세계의 귀신이나 유령에 대해 전시하고 싶습니다.”

이광표 기자 kp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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