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양아-양부모에 한국 문화 자긍심 높여”

  • 동아일보
  • 입력 2009년 11월 4일 03시 00분


美뉴욕 한국학교 교장 한종우 시러큐스대 교수

미국 시러큐스대 한종우 정치학과 교수(47·사진)는 직함이 하나 더 있다. 중부뉴욕한국학교 교장이 그것이다. 한 교수는 2005년부터 이 학교 교장을 맡아 시러큐스 등 중부 뉴욕 주의 한국 교포와 입양아에게 한국 문화를 가르쳐 왔다. 그는 1980년대 후반 시러큐스대에 유학하면서 교포들과 뜻을 같이해 1995년 한국학교를 개교했다. 뉴욕 주 부근에 교포 2, 3세가 많고 한국 어린이를 입양한 미국 가정이 100여 가구나 돼 한국 문화를 전수할 필요성을 느꼈기 때문이다. 2009 뉴욕마라톤에 처음 참가해 5시간 30분 만에 완주한 그를 만났다.

한 교수의 한국학교에 대한 애정은 각별하다. 다양한 교수진을 확보해 매주 일요일 3시간씩 한글과 한국사, 문화를 소개한다. 사물놀이와 붓글씨, 십자수 그리고 한국 음식 등을 알려준다. 요즘은 입양 학생은 물론이고 미국 양부모까지 한국 문화를 배우고 있다.

사물놀이는 시러큐스대 사물놀이패가 자원봉사로 가르치고 있다. 한 교수는 “한국 문화 가운데 사물놀이가 가장 인기가 높다. 매년 한국학교와 시러큐스대가 협연하는 행사를 하는데 미국과 중국 등 외국인 학생들도 참여할 정도다”라고 전했다.

현재 한국학교 학생은 40명. 이 중 28명이 입양아 및 양부모다. 그동안 한국학교를 거친 학생은 500여 명. 고등학교 과정까지 마치면 졸업장을 준다. 한국학교에서 한국 문화를 전수하면서 미국 입양 가정에서도 설과 추석 같은 한국 명절을 지내게 됐다. 교포 모임인 ‘한마음’은 명절 때마다 입양 가정에 한국 음식을 만들어 주는 행사도 열고 있다.

한 교수는 “미국에 사는 한국 젊은이들이 한국인이라는 자긍심을 가질 때 보람을 느낀다”며 “양부모들이 한국 문화를 배운 덕분에 입양아들의 미국 적응에도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뉴욕=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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