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사랑, 하늘에서 만날 때까지 안녕”

  • 동아일보
  • 입력 2009년 11월 13일 03시 00분


간병위해 美대법관 사퇴 오코너
알츠하이머병 남편 끝내 숨져


미국 여성 대법관 1호였던 샌드라 데이 오코너 씨(사진 왼쪽)의 남편 존 오코너 씨가 11일 애리조나 주 피닉스에서 알츠하이머병(노인성 치매)에 따른 합병증으로 사망했다. 향년 79세. 존 오코너 씨는 스탠퍼드 로스쿨(법학대학원)을 나와 1990년 알츠하이머 진단을 받기 전까지 워싱턴과 캘리포니아 로펌에서 변호사로 활동했다. 아내인 오코너 전 대법관과는 스탠퍼드대 재학 중이던 1952년에 만나 결혼했다.

오코너 전 대법관이 알츠하이머병에 걸린 남편을 돌보기 위해 2006년 1월 종신직인 대법관을 자진 사임한 것은 아직까지도 회자되는 유명한 이야기.

오코너 전 대법관은 올해 초 대법원에서 가진 동아일보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대법관 사직 당시 미련은 없었느냐는 질문에 “결단코 아무런 주저도 없었다. 남편은 나를 위해 50년 이상 희생해 왔고 이제는 그가 나를 필요로 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안타깝게도 존(남편)은 상태가 그리 좋지 않다”고 말했다.

오코너 전 대법관은 자신의 집무실 책상에 남편과 다정스럽게 찍은 사진을 올려놓았고 주말마다 남편이 투병 생활을 하고 있던 피닉스를 찾아 간병했다.

워싱턴=하태원 특파원 triplets@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