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인 야쿠자를 살해한 혐의로 31년간 일본 감옥에서 복역해온 재일교포 권희로 씨(81)를 도와 화제가 됐던 이발사 이재현 씨(62·사진)가 국가인권위원회가 수여하는 ‘2009 대한민국 인권상’ 위원장 표창을 받게 됐다.
인권위는 4일 “‘2009 대한민국 인권상’ 국민훈장에 이양희 유엔아동권리위원회 위원장, 위원장 표창 개인 부문에 이재현 씨 등 3명, 공무원 부문에 김홍남 부산교도소 교위 등 3명, 단체 부문에 사단법인 북한민주화네트워크 등 5개 단체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1970년 서울 강북구 미아동에서 이발소를 운영하던 이 씨는 신문에서 권 씨 수감에 관한 보도를 접하고 권 씨 석방을 위한 탄원서 서명운동을 벌였다. 사비까지 털어 일본으로 건너가 권 씨를 면회했으며 당시 야당의원이던 김대중 대통령을 포함해 30여만 명의 서명을 받아 일본 측에 제출하기도 했다. 권희로 씨는 1999년 귀국과 함께 본인이 생부의 성씨인 권 씨로 불러달라고 요청한 데다 정부가 ‘권희로’로 된 주민등록증을 발급한 뒤부터 이름이 ‘김희로’에서 권희로로 바뀌었다.
이 씨의 인권운동은 권 씨 석방 운동에만 한정되지 않았다. 그는 우연히 알게 된 대전교도소 재소자들이 가족과 서신 교환을 적극적으로 할 수 있도록 ‘봉함엽서 보내기 운동’을 추진하며, 6150장의 봉함엽서를 재소자들에게 무료로 제공하기도 했다. 또 지난해 6월까지 강북구 미아5동에 있는 약수이발관을 20년 넘게 운영하면서 인근 지역 저소득 주민을 대상으로 무료로 이발봉사를 해왔다. 이 씨는 “당시 동포애도 있었고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에 권 씨를 돕기로 결심했는데, 많은 분이 참여해 주셨다”며 “봉사는 자신의 마음을 더 풍요롭게 하고 사회생활을 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시상식은 세계인권선언기념일인 10일 서울 중구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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