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훌륭한 피고인들 만나 많이 배웠다”

  • 동아일보
  • 입력 2009년 12월 9일 03시 00분


한승헌 변호사 자서전 출간

김대중 전 대통령 내란음모 사건의 변호를 맡았던 한승헌 변호사(75·사진)가 자서전 ‘한 변호사의 고백과 증언’을 냈다. 그는 1965년 소설 ‘분지’ 필화사건을 비롯해 여러 시국사건의 변호를 맡았다.

한 변호사는 8일 서울 종로구 인사동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세상에서는 피고인이 변호인을 잘 만나야 한다고 하는데 나는 변호사가 피고인들을 잘 만난 경우”라며 “내가 만난 피고인은 전부 나보다 훌륭한 사람들이어서 많이 배울 수 있었다”고 말했다.

자서전에는 동백림 사건, 김지하 시인의 ‘오적’ 사건 등 지금까지 변호를 맡았던 재판들에 대한 생생한 기록을 담았다. 한 변호사는 “남 벌 받은 이야기로 책을 낸 셈”이라며 웃음을 지었다. 이 책은 한 일간지에 연재한 글을 보완하고 가족 이야기와 신앙관 등을 덧붙였다.

“처음에는 박해받는 사람들을 외면했지만 나중에 양심의 가책을 받아 괴로울 것 같다는 생각에 변호사 일에 나섰습니다. 평탄치 못한 삶에서 제가 겪었던 어둠은 오히려 절 성숙시켜 준 태양이었죠.”

그가 정한 새해 목표는 ‘정리’. 그는 “나이로 봐서 내 인생도 정리할 때가 됐다”며 “지금까지 발표한 글을 정리해 분야별로 나누는 선집도 내고, 책이나 자료를 정리하는 ‘구조조정’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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