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상선들 “한국 해군은 소말리아 해역 수호신”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월 19일 03시 00분


청해부대 2진 대조영함, 해적퇴치 임무 마치고 귀환
김승우 함장 “안보도 주는 나라로”

“외국 상선들은 이제 소말리아 해역에 한국 해군이 있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습니다. 한국 해군이 자신들을 지켜줄 것이란 믿음을 갖고 항해하고 있습니다. 한국은 경제뿐 아니라 안보 분야에서도 ‘받는 나라’에서 ‘주는 나라’가 된 것입니다.”

소말리아 해역에서 해적퇴치 임무를 성공적으로 마치고 17일 돌아온 청해부대 2진 대조영함의 함장 김승우 대령은 18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국제사회에서 달라진 대한민국의 위상을 실감할 수 있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대조영함은 지난해 7월 16일 진해항을 떠난 지 186일 만에 총 6만7717km를 항해하며 선박 592척을 안전하게 호송했다. 이 중 439척이 외국 선박이었다.

김 대령은 해적도 해적이지만 더위와 싸우는 게 더 힘들었다고 회고했다. 대조영함이 활동했던 소말리아 아덴 만은 최고 기온 42도, 습도 70∼95%에 늘 모래먼지가 일었다. 바닷물로 선박 엔진을 식혀야 했지만 바닷물도 뜨거워 엔진을 관리하는 데 애를 먹었다. 김 대령은 “사람뿐 아니라 장비도 더위와 싸워야 했다. 장비를 계속 관리하는 것이 가장 힘든 것 중에 하나였다”고 말했다.

고생은 했지만 가슴 벅찬 일도 있었다. 지난해 9월 19일 해적에게 공격을 받던 외국 선박이 긴급구조 신호를 보내왔다. 심각한 상황임을 직감한 김 대령은 6분 만에 헬기를 띄웠다. 통상 헬기가 뜨는 데는 30분 정도 걸린다. 사다리를 외국 선박에 걸고 배에 오르려던 해적들은 헬기를 보자 줄행랑을 쳤다. 청해부대원들은 모선(母船)과 자선(子船)을 모두 잡아 검색을 했다. 모선에서는 예멘 국적 어부 5명이 노예생활을 하고 있었다. 김 대령은 “해적으로부터 상선도 구하고 노예생활을 하던 5명을 구출해낸 것은 정말 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김 대령은 “일본 중국 등은 소말리아 해역에 2, 3척이 함께 나와 서로 보완해주며 임무를 수행하고 있는데, 우리는 단 한 척만 나와 있어 아쉽다”면서 “하지만 분명한 것은 우리가 느끼지 못하는 사이에 대한민국은 세계 속의 큰 나라가 돼 있었다는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명박 대통령은 이날 축하전문을 보내 “이역만리에서 선박과 국민 생명을 보호함으로써 국민의 군대임을 확인하고 나라의 존엄과 긍지를 높였다”면서 “세계 어디서나 작전 수행이 가능한 정예선진해군 건설을 앞당기는 초석이 될 것”이라고 치하했다.

박민혁 기자 mh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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