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총장, 아이티 유엔군 근무 이선희 소령 격려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월 19일 03시 00분


“충성.”

“반갑습니다. 만나고 싶었습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17일(현지 시간) 지진 피해로 고통받고 있는 아이티를 방문해 아이티 유엔안정화지원단(MINUSTAH)에서 근무하고 있는 유일한 한국인 이선희 소령(43·여군 35기)을 만났다. 반 총장이 포르토프랭스 지진 현장을 둘러본 뒤 유엔안정화지원단 본부에서 가진 기자회견장 자리에서였다.

이 소령은 기자회견장에서 그를 기다렸다. 반 총장은 유엔군 통수권자로 이 소령의 상관이다. 작년 11월 1년 체류 일정으로 아이티에 파견된 이 소령은 유엔평화유지군에 소속된 경찰의 유류와 식량, 식수 등을 담당하는 군수장교로 근무 중이다.

오후 4시경 반 총장이 기자회견장에 들어서 자신에게 다가오자 이 소령은 자신을 소개한 뒤 “충성” 하며 또랑또랑한 목소리로 거수경례를 했다. 이에 반 총장은 “신문과 방송을 보고 만나고 싶었다”며 “이 소령이 여기서 근무한다는 얘길 듣고 한국인으로서 긍지를 갖게 해주는 분이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앞으로도 열심히 해 달라”는 반 총장의 말에 이 소령은 “평소 뵙고 싶었다”며 “최선을 다해 맡은 임무 완수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답변했다. 반 총장이 언제 부임했느냐고 묻자 이 소령은 “작년 11월에 와서 2개월 됐다”고 말했다.

이 소령은 지진 발생 직후 국내 언론에 현지 사정을 전하면서 아이티에 주둔하는 유엔군 소속 여군이라는 점이 알려져 화제가 됐다. 지진이 발생한 12일 오후 유엔 사무실로 사용 중이던 시내 몽타나 호텔에 있다가 밖으로 나왔는데, 그가 건물에서 나온 지 얼마 안 돼 지진으로 호텔 건물이 무너져 내리는 ‘아찔한’ 경험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진 희생자 추모와 구호대책 점검을 위해 포르토프랭스를 방문한 반 총장은 이번 지진으로 붕괴된 5층짜리 유엔 본부 건물과 대통령궁 앞 이재민 천막촌 등을 방문했다. 르네 프레발 아이티 대통령과도 만나 아이티 지원 방안 등에 대해 논의했다.

포르토프랭스=신치영 특파원 higgle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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