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부설 한국과학영재학교
8개국 17명 첫 입학 허용
대부분 상위 0.1%이내 수재들
한국 영재들과 3년간 합숙
한국과학영재학교가 입학사정관제를 통해 정원 외로 선발한 8개국 외국인중학교 졸업생 17명이 28일 입학을 앞두고 교내 창조관에서 권장혁 교장(앞줄 가운데)과 함께 밝은 표정으로 기념사진을 찍었다. 부산=최재호 기자
올해 나이지리아 남부 라고스에서 중학교를 졸업한 아드린왈리 아데도인 군(14)은 나이지리아 교육당국이 인정하는 최고 인재다. 1등을 놓친 적이 없다. 졸업을 앞둔 지난해 아버지가 아데도인 군에게 “부산 한국과학영재학교에서 수준 높은 교육을 받으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교육당국의 추천을 받고 내린 결정이었다. 아데도인 군은 “한국의 과학 교육을 받고 대학에 진학한 뒤 세상을 바꾸는 인재가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베트남 하노이에 사는 누엔티튀띠엔 양(14)은 한국과학영재학교에 입학하기 위해 지난해 대학교수인 아버지와 사전답사까지 하며 모든 교육과정을 살폈다. 누엔 양의 꿈은 한국이나 미국 명문대에 진학한 뒤 과학자가 되는 것. 누엔 양은 “딸을 외국으로 보내는 부모님의 걱정도 많았지만 내 꿈을 이룰 수 있는 곳이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생물학자가 목표인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출신 페리스 리스키 앤디카 군(14)도 “우수한 교육과정을 갖춘 이곳에서 맘껏 배운 뒤 인도네시아에 또 다른 과학영재학교를 설립할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부산 부산진구 당감동 KAIST 부설 한국과학영재학교에 외국 엘리트 중학생들이 대거 합격했다. 중국, 네팔, 러시아, 필리핀, 미국 등 8개 나라 17명이다. 학년당 정원이 140여 명인 이 학교가 정원 외 전형으로 뽑았다. 국내 과학고가 외국 중학생을 선발한 것은 이번이 처음. 지난해 6월 KAIST와 협의를 거쳐 글로벌 리더를 키우기 위해 내린 결정이었다.
우수 외국인재를 뽑기 위해 한국과학영재학교는 지난해 교육경력이 있는 외국 교포를 홍보대사로 임명했다. 그 나라 중학생의 실력을 평가하는 입학사정관 성격이었다. 이들이 1차 면접을 본 뒤 학교 측이 다시 한 번 영어로 화상면접을 했다. 일부 교사들은 직접 여러 국가를 돌아다니며 교육당국에 추천서를 건네기도 했다.
학생들은 영어 면접, 수학과 과학 창의성 테스트 등 난도 높은 문제로 선발했다. 인도네시아 등 몇 개 나라는 50∼60명씩 지원할 정도로 인기가 높았다. 합격한 학생들 모두 영어를 자유롭게 구사할 수 있다. 자기 나라에서 상위 0.1% 이내에 드는 엘리트다.
유학생들은 한국 학생들과 함께 3년간 수학, 과학, 예체능 과목을 모두 영어로 수업 받는다. 인문, 사회 교과는 한국어, 한국사, 세계사 등을 중심으로 따로 수업 받을 예정이다. 학교 측은 3년간 이들의 등록금, 식비, 기숙사비를 받지 않는다. 입학식은 다음 달 3일. 권장혁 교장은 “선행학습이 된 우리 아이들과 경쟁할 수 있을까라는 걱정도 있지만 자기 나라에서는 엘리트인 만큼 열심히 할 것으로 믿는다”라며 “앞으로도 올해 규모로 외국인 유학생 선발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