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 50대 ‘줌마예비군’ 20명 “연평도 우리도 지킨다”

  • 동아닷컴
  • 입력 2010년 1월 30일 03시 00분


北해안포 발사에 칼바람속 경계
“북 도발땐 총들고 나가 싸울 자신”

29일 인천 옹진군 대연평도 망향비 전망대에 오른 성복순 소대장(왼쪽에서 두 번째)과 예비군 대원들. 뒤편 바다가 북한이 28일 발사한 해안포가 떨어진 북방한계선 주변 해역이다. 연평도=원대연 기자
29일 인천 옹진군 대연평도 망향비 전망대에 오른 성복순 소대장(왼쪽에서 두 번째)과 예비군 대원들. 뒤편 바다가 북한이 28일 발사한 해안포가 떨어진 북방한계선 주변 해역이다. 연평도=원대연 기자

29일 오후 3시경 북한과 지척에 있는 인천 옹진군 대연평도 망향비(望鄕碑) 앞 전망대. 북한이 28일 발사한 해안포가 떨어진 서해 북방한계선(NLL) 북쪽 바다와 북한 내륙지역이 한눈에 들어왔다. 휴어기인 데다 북한이 해안포를 발사해 군 당국이 조업을 통제한 탓인지 연평도 앞바다에는 적막감이 감돌았다. 고성능 망원경으로 살펴보니 연평도에서 12km 정도 떨어진 NLL 너머 북한 내륙지역인 황해남도 강령군 부포리가 펼쳐졌지만 해상에는 단 한 척의 어선도 보이지 않았다.

“북한이 NLL 해상에 해안포를 발사하는 것은 흔한 일입니다. 첨단무기를 갖춘 우리 해군과 해병대가 철통같은 대비태세를 갖추고 있어 주민들은 크게 걱정하지 않아요.”

전망대에 함께 오른 연평도 여성예비군 6명 가운데 성복순 소대장(56)이 말문을 열었다. 이 섬에 살고 있는 40, 50대 주부 20명은 해병 연평부대가 2007년 6월 창설한 여성예비군에 자발적으로 지원했다. 북한이 도발하는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연평도의 방위업무를 돕겠다고 주부들이 나선 것.

겉으로 보기에는 군복 차림이 어색하기만 하지만 이들은 매년 정기적으로 기초 군사훈련에 참가한다. 연평도 주둔 해병대의 소집훈련에 참가해 야외훈련장에서 제식훈련과 실탄사격 등 남성 예비군들이 받는 각종 향토방위훈련을 똑같이 받는다. 여성예비군인 임유미 씨(49)는 지난해 열린 연평도 민관군 안보사격대회에서 소총으로 10발 가운데 9발을 목표물에 명중시켜 ‘특등사수’로 선정됐을 정도다. 이들은 화생방 훈련과 환자 구호에 필요한 응급처치 실습을 포함한 구급법 교육도 받는다.

“북한이 서해5도 주변에서 무력 도발에 나서면 어선의 조업이 통제되는 것은 물론이고 관광객의 발길도 아예 끊겨 버립니다. 주민들은 당장 생계가 막막해집니다.”

연평도에서 군인 가족을 제외한 주민 대부분은 농·어업에 종사하거나 숙박시설, 음식점 등을 운영하며 관광객을 상대로 생계를 꾸려 간다. 특히 3월 본격적인 출어기를 앞두고 있어 주민들은 북한이 추가로 해안포를 발사해 장기간 출어하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질 것을 우려했다. 정순옥 씨(57)는 “연평도를 포함한 서해5도 주민들은 정부가 북한의 무력 도발에 강력하게 대응해 이런 사태가 재발하지 않기를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영하의 날씨에 매서운 칼바람이 계속 부는데도 소대원들은 전망대에 설치된 망원경으로 NLL 주변과 북한 쪽을 부지런히 살폈다. 서정선 씨(54)는 “비록 큰 역할은 아니지만 여성들도 국토방위에 한몫을 하고 있다는 사실에 큰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성 소대장도 “우리가 태어나 자란 국토를 지키는 데 남녀가 따로 있겠느냐”며 “연평도 주민이면 누구나 북한이 도발하면 총을 들고 나가 맞서 싸울 자신이 있다”고 씩씩하게 말했다.

연평도=황금천 기자 kchw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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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4

추천 많은 댓글

  • 2010-01-30 16:30:08

    첨단 무기? 그래서 북한의 발포지첨도몰랐단말인가? 아무리첨단무기이면 뭘하나 필요한곳에있어야하고 필요한때에써야하는데 쓰지못하는첨단무기면 허수아비에불과하다 아무리수도권방어가 우선이라고해도 백령도 해상은북한과의 최단거리 지역이고 북한의 방사정포는 사정거리가 길어 서울을 위협하는데 방어체계의 헛점이 요번과같다면 남어지 전선도 마음놓을수없다

  • 2010-01-30 15:19:15

    마음 든든합니다 해외 교민 이지만 김정일 괴뢰 집단이 남침 할경우 기껏이 목숨 바치려 달려 갈겁니다. 연평도 해병대 아저씨 만세

  • 2010-01-30 14:21:34

    연평도를 지킨다는 사람들이 나서서 지켜한다고 생각해요 국외활동만 신경쓰지 마시고 애국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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