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밀밭의 파수꾼’ 하늘의 파수꾼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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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월 30일 03시 00분


美소설가 J D 샐린저 타계

소설 ‘호밀밭의 파수꾼’을 쓴 미국 소설가 제롬 데이비드 샐린저(사진)가 뉴햄프셔 주 고향 자택에서 노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91세.

1919년 뉴욕에서 출생한 샐린저는 1940년 단편 ‘젊은이들’로 등단해 소설집 ‘아홉 가지 이야기’ ‘프래니와 주이’ 등을 발표했다. 자신의 중학교 퇴학을 모티브로 한 대표작 ‘호밀밭의 파수꾼’(1951년)은 주인공 홀든 콜필드가 고등학교에서 퇴학당해 집으로 돌아가는 48시간의 방황을 그린 작품. 암울한 냉전기에 10대의 소외감과 정체성을 사실적인 비속어로 표현해 성장소설의 백미로 평가받았다. 1980년 비틀스 멤버 존 레넌을 살해한 마크 데이비드 채프먼이 이 소설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말해 유명세를 치르기도 했다. 지금까지 전 세계에서 6500만 부 이상 팔렸다.

샐린저는 1963년 소설 ‘목수들아, 대들보를 높이 올려라’와 1965년 뉴요커에 짤막한 글을 발표한 뒤 줄곧 은둔생활을 했다. 병적으로 외부 접촉을 싫어했으며, 작품을 영화로 만들려던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을 문 앞에서 쫓아낸 적도 있다. AP통신은 “말년에도 집필에 몰두해 최소 15편가량 유작을 남긴 것으로 알려지며 문학계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고 전했다. 1974년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글쓰기를 사랑하지만 출판은 삶을 망치는 끔찍한 일”이라고 말한 바 있어 공개 가능성이 높진 않다.

정양환 기자 r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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