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강원 춘천시 북산면 추곡초등학교 졸업식에서 유일한 졸업생인 김진영 양(가운데)이 후배들의 축하 박수를 받고 있다. 이인모 기자
《16일 오전 강원 춘천시 북산면 추곡리 추곡초등학교는 모처럼 많은 사람으로 북적였다. 단 한 명의 졸업생인 김진영 양(13)의 졸업을 축하하기 위해 마을 주민 등 100여 명이 참석한 것. 취재진도 20여 명이 찾아와 열띤 취재 경쟁을 벌였다.》 45회째를 맞는 추곡초교 졸업식에서 졸업생이 한 명뿐인 것은 올해가 처음. 전형적인 산촌마을에 자리 잡은 추곡초교는 인구 감소 여파로 해마다 학생 수가 줄어 이제 김 양이 졸업하면 유치원생 4명을 포함해 재학생 13명만 남는다. 더욱이 올해는 신입생이 한 명도 없어 폐교 위기론마저 고개를 들고 있다.
졸업식에 마을 주민들이 대거 참석한 것은 폐교 위기의 학교를 지켜내겠다는 의지의 표현인 셈. 이날 참석한 방석재 북산면장은 “이번 졸업식을 계기로 귀농 인구 유입을 통한 학생 유치에 더욱 노력할 것”이라며 “도시민들에게 마을의 농촌체험프로그램을 적극 홍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종국 교장도 “학생 유치에는 무엇보다 학생들의 학력 제고가 가장 큰 원동력”이라며 “원어민 교사를 통한 영어 학습 등 알찬 프로그램을 확대 운영하겠다”고 강조했다.
김 양은 이날 졸업식에서 푸짐한 상을 받았다. 졸업식에 참석한 허대영 춘천교육장으로부터 표창장을 받은 것을 비롯해 강원도의회 의장상, 춘천시장상 등 상을 9개 수상했다. 또 북산면노인회와 자율방범대 등 7개 단체로부터 110만 원의 장학금을 받았다. 특히 인터넷을 통해 김 양의 졸업식 사연을 알게 된 대전 시민 이상엽 씨는 “혼자 졸업한다고 외롭다는 생각을 갖지 말라. 친구가 되고 싶다”는 내용을 담은 편지와 함께 문화상품권을 보내오기도 했다.
마을에서 차로 20여 분 거리의 춘성중으로 진학하는 김 양은 “3학년 때부터 동급생이 없어 외로움을 느낄 때가 적지 않았다”며 “지금은 학생 수가 적지만 앞으로 학생들이 많이 다니는 학교가 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북산면은 1960년대까지만 해도 주민 1만여 명이 살았지만 1973년 소양강댐이 생기면서 지역 일부가 수몰됨에 따라 쇠락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마을 인구는 860명으로 줄었고, 6개였던 초등학교는 하나둘 문을 닫아 추곡초교만 남아 있다. 그러나 최근 들어 농촌체험프로그램을 적극 운영하면서 귀농 인구가 이어지는 등 활기를 띠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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