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노래자랑 26년간 진행했지만 고향 황해도 재령서 사회 보는 게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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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2월 27일 03시 00분


국내 최장수 MC 송해 씨

“매번 ‘이것이 새 프로그램이다’ 하는 기분으로 녹화하는 게 장수 비결이랄까요. 이제 제 고향인 황해도 재령에서 ‘전국노래자랑’을 한번 찍으면 소원이 풀릴 것 같습니다.”

1980년 11월 처음 방송돼 올해로 30년을 맞은 최장수 TV 프로그램 KBS 1TV ‘전국노래자랑’ 진행자 송해 씨(83·사진)는 26일 서울 여의도 KBS 본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전국노래자랑’이 없었으면 난 뭘 했을까 싶다. 이 프로그램이 아니었으면 난 끝장났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1984년부터 ‘전국노래자랑’ 진행을 맡은 송 씨는 1994년 건강 때문에 6개월 쉰 것을 빼고 26년간 마이크를 잡은 국내 최장수 MC. “희극인이라는 게 따뜻하게 인정받는 분야가 아니라서 친구보다 술이랑 더 가깝게 지내고 방탕한 생활도 많이 했어요. 그런데 프로그램을 열심히 하다 보니 건강도 따라왔고, 많은 분들이 호응해 주니 그 기(氣)가 나한테 모여 활력소가 된 것 같습니다.”

그는 “초창기에는 출연자들이 꼿꼿이 긴장한 채로 무대에 섰지만 지금은 무대에 오를 때부터 몸을 흔들면서 나온다. 그만큼 사람들이 자신감이 생기고 자유스러워졌다”고 말했다. 여성 출연자가 그를 대하는 태도도 대담해졌다. “예전에는 여성 출연자들이 내가 지나가면 옆에서 ‘송해다’ 하면서 수군수군했는데 요즘에는 나한테 돌격해서 뽀뽀하는 것이 예사예요.”

26년간 진행하며 그만두고 싶었던 적은 없었을까. “몸이 안 좋을 때도 있고, 진행하면서 부족함을 느낄 때는 ‘내가 언제까지 이런 고통을 당해야 하나’ 하는 생각도 들었죠. 하지만 이 프로그램이 없었으면 어떻게 살았을까 싶습니다. 사람 욕심이 끝이 없지만 이 프로그램만은 계속하고 싶어요.”

이지연 기자 chan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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