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나이 81세… 죽기 전 日 어머니 묘에 절 올리게…”
“이달 중 방일 탄원서 낼 것”
일본에서 야쿠자 2명을 살해한 뒤 31년간 복역하고 1999년 9월 영주 귀국한 권희로 씨(81·사진)가 일본에 있는 어머니 묘에 참배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현재 부산에 사는 권 씨는 “죽기 전 어머니 묘에 절을 올리고 싶다”며 “이달 중 일본 법무성에 방일 탄원서를 내겠다”고 말했다.
재일동포 2세인 권 씨는 1968년 2월 20일 시즈오카(靜岡) 현에서 “조센진, 더러운 돼지 새끼”라고 모욕한 야쿠자 2명을 총으로 쏴 죽였다. 살해 후 부근 여관으로 간 그는 투숙객을 인질로 잡고 88시간 동안 경찰과 대치한 끝에 체포됐다. 최고재판소(대법원)는 그에게 무기징역을 내렸다. 당시 권 씨는 “재일동포에 대한 일본인의 차별을 고발하려 사건을 일으켰다”며 일본 경찰의 사과를 요구했다.
31년간 일본 감옥에서 복역한 권 씨는 1999년 ‘일본에 다시 입국하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가석방돼 영주 귀국했다. 1998년 일본 시즈오카 현에서 숨진 모친 박득숙 씨의 유골과 함께였다. 유골은 부산 자비사에 안치됐다. 당시 동아일보 인터뷰에서 권 씨는 “살아 계셨을 때 어머니를 모시고 오지 못하고 유골을 모시고 돌아와 너무 가슴이 아프다”고 말했다. 권 씨는 “자신이 죽으면 어머니가 묻힌 곳에 묻어 달라”고도 했다.
하지만 권 씨의 희망이 받아들여질지 미지수다. 귀국 당시 재일한국인의 일본 특별영주권을 상실한 데다 2000년 9월 부산에서 일으킨 살인미수 및 방화 범행이 일본 법률상 ‘상륙거부 사유’에 해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부산에 정착한 권 씨는 1979년 일본에서 옥중 결혼했던 돈모 씨(52)와 함께 가정을 꾸렸지만 오래가지 못했다. 권 씨는 교도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차별에 시달렸지만 이제 일본을 비난하는 감정은 없다”며 “일본 방문이 허용된다면 신세 진 분들에게 인사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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