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림 회장, 게이츠-버핏 제치고 ‘세계 최고 부자’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3월 12일 03시 00분


美아닌 국가출신 16년만에 첫 1위
재산 사회환원으로 순위 바뀌어
이건희 前회장 100위에 이름 올려

멕시코 재벌인 카를로스 슬림 텔멕스텔레콤 회장(70)이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선정한 올해의 세계 최고 부자로 선정됐다. 슬림 회장은 지금까지 1, 2위 단골 부자로 선정됐던 빌 게이츠 전 마이크로소프트(MS) 회장과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을 제치고 지난해 3위에서 1위로 등극했다. 게이츠 전 회장과 버핏 회장의 순위가 2, 3위로 밀린 결정적 이유는 막대한 재산을 사회에 환원했기 때문이라고 포브스 측은 설명했다.

포브스 선정 부자 리스트에서 개발도상국 출신이 1위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또 미국인이 아닌 다른 국가 출신으로는 16년 만에 처음이다. 슬림 회장은 최고 주주로 있는 중남미 최대 이동통신업체 아메리카모빌의 주가가 지난해 35%나 오르면서 재산이 185억 달러 늘어난 535억 달러를 기록했다.

슬림 회장은 막대한 재력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검소한 생활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AP통신은 그가 자신의 즐거움을 위해 하는 사치는 잎담배(시가)를 피우고 저칼로리 음료를 마시는 정도라고 소개했다. 그는 멕시코를 비롯한 남미권의 건강 교육 사회정의 스포츠 분야에 약 100억 달러를 기부했다. 부에 대한 그의 철학은 독특하다. 그는 언론 인터뷰를 통해 “부는 특권이 아니라 책임감”이라며 “부는 과수원의 나무와 같아서 과일은 나눠줘야 하나 나무는 그렇게 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그에게는 악명 높은 독점자본가라는 비난도 만만치 않게 따라다닌다.

경제위기에도 10억 달러 이상 재산을 보유한 부자는 1011명으로 지난해 793명보다 218명이 늘었다.

한국인으로는 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이 72억 달러로 100위를 차지하는 등 10억 달러 이상 부자 명단에 모두 11명이 이름을 올렸다. 이 회장의 뒤를 이어 정몽구 현대·기아자동차그룹 회장이 36억 달러로 249위, 이재용 삼성전자 부사장이 19억 달러로 536위,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과 정몽준 한나라당 대표가 각각 16억 달러로 공동 616위를 차지했다.

또 신동빈 롯데그룹 부회장과 신동주 일본 롯데 부사장이 각각 15억 달러로 나란히 655위,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은 14억 달러로 721위에 올랐다.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은 13억 달러로 773위, 구본무 LG그룹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11억 달러를 보유해 공동 880위에 올랐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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