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마) 사람들이 라라라(라) 노래 부르며 경주의 고비를 넘기면 돈(톤)이 모입니다.”
신헌철 SK에너지 부회장이 마라톤으로 ‘삼행시’를 읊자 행사장에 모인 사람들의 얼굴에 웃음꽃이 활짝 폈다. 15일 서울 종로구 신교동 푸르메 어린이재활센터에서는 ‘푸르메 희망천사’ 마라토너 결단식이 열렸다.
푸르메 희망천사는 장애 어린이들을 위해 후원금을 기부하는 후원자들의 이름과 소원을 등에 붙이고 21일 열리는 서울국제마라톤에 참가한다. 총 250명의 희망천사 중에는 ‘봉달이’ 이봉주 선수와 영화 ‘말아톤’으로 유명한 배형진 씨, 화상을 딛고 마라톤에 나서는 이지선 씨 등이 있다.
이 씨는 2000년 교통사고로 전신 화상을 입은 후 30여 차례의 수술 후유증으로 피부가 위축되고 관절이 펴지지 않는다. 그는 장애를 딛고 지난해 뉴욕 마라톤을 7시간 22분에 완주해 ‘감동 스토리’의 주인공이 됐다. 그는 이날 “지난해 참가한 뉴욕 마라톤이 처음이자 마지막 완주일 줄 알았는데 이번에는 100명의 천사(후원자)들과 함께 서울을 달릴 것”이라며 환하게 웃었다. 이 씨는 어려운 사람들을 돕는 후원자 100명의 이름을 등에 붙인 채 달릴 예정이다.
지난해 은퇴한 이봉주 선수는 “이제 마라톤으로 받았던 사랑을 사회에 다시 베풀어야 할 때라고 생각해 희망천사 마라톤에 참가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영화 ‘말아톤’의 실제 주인공인 배형진 씨의 어머니 박미경 씨는 “형진이가 유일하게 잘할 수 있는 것이 마라톤”이라며 “장애인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고 좋은 일도 할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푸르메재단 공동대표인 강지원 변호사, 배영일 북한대학원대 교수 등 30여 명이 참석했다. 이들은 모두 배 씨의 ‘스마일’ 외침에 맞춰 완주를 기원했다. 250명의 ‘백만 불짜리 다리’들이 모은 기금은 경기 화성시에 지을 비영리 재활전문병원 건립에 쓰인다. 소원 메시지는 푸르메재단 홈페이지를 통해 18일까지 신청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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