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경제기획원 시절부터 33년 동안 기자실의 ‘안방마님’ 역할을 해온 기획재정부의 박미란 씨(53·여·사진)가 5급 사무관이 됐다. 기획재정부는 기자실 업무를 맡고 있는 박 씨를 5급 사무관으로 정식 발령냈다고 15일 밝혔다. 이제 박 씨의 공식 직함은 재정부 홍보담당관실 사무관이지만 그는 훨씬 이전부터 현재의 직급보다 높은 ‘기자실장’으로 통했다.
1978년 당시 서울 종로구 세종로에 있던 경제기획원에서 기능직 10급 공무원으로 시작해 숱한 기자들과 부대끼며 고락을 함께한 그는 기자실의 ‘산증인’으로도 불린다. 실제 박 사무관은 모든 정부 부처 기자실 직원 중에서도 최고참급에 속한다.
30년 넘는 세월이 흐르는 동안 경제기획원에서 시작한 조직의 편제와 이름이 수없이 바뀌었고 셀 수 없을 만큼 많은 기자가 거쳐 갔다. 그중에는 언론사 사장이 된 경우도 있고 주요 국장, 부장 등에 이르기까지 그의 언론계 인맥은 광범위하다. 모셨던 장관도 남덕우 부총리 겸 경제기획원 장관부터 시작해 현재의 윤증현 재정부 장관에 이르기까지 30명이 넘는다. 전직 장관이 후임 장관에게 ‘기자실 박 실장을 잘 부탁한다’는 특별 당부를 했다는 에피소드도 있다.
박 사무관은 “정부와 국민이 소통하는 접점에서 일하는 만큼 업무에 빈틈이 없도록 노력하고 있다”며 “기자실에서 기자들과 함께 정년을 맞는 게 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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