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금융감독원에서 열린 ‘다문화가정을 위한 금융과 친해지기’ 교육에 참석한 다문화가정 여성과 자녀들이 밝은 표정으로 강사의 설명을 듣고 있다. 홍진환 기자
“여러분 이거 다 좋아하시죠?”
23일 오전 11시경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금융감독원 회의실에서 열린 ‘다문화가정을 위한 금융과 친해지기’(주최 금감원, 후원 동아일보) 교육 현장. 강사를 맡은 고명진 금감원 소비자교육운영팀 부국장이 엄지와 검지로 돈 모양을 만들자 강의실에서는 웃음이 흘러나왔다.
“축구선수 박지성은 연봉 74억 원을 받아요. 그렇게 되기까지 박 선수가 얼마나 노력했는지 모르시죠?”라며 고 부국장이 박 선수의 상처투성이 발 사진을 보여주자 이내 탄성이 터졌다. 그는 “돈은 쉽게 벌 수 있는 것도, 쉽게 불릴 수 있는 것도 아니지만 누구나 다 돈을 많이 벌고 싶어한다”며 “이 돈을 믿고 맡길 데가 필요해지면서 금융기관이 생겨났다”며 차근차근 설명했다.
수강생들은 대부분 20, 30대로 노란색, 갈색 등 다양한 머리색깔의 다문화가정 여성들. 강연 도중에 우는 아이를 달래느라 분주한 사람도 있고 진지한 표정으로 강연을 들으며 질문을 하는 사람도 있었다.
금감원은 이날 경기 안산시에 거주하는 다문화가정 주부 37명을 대상으로 금융교육 및 문화체험 행사를 열었다. 참석자들은 금융교육과 더불어 인근에 있는 63시티 수족관과 전망대를 관람했다.
금융교육은 돈에 대한 정의, 돈 불리는 방법 등을 시작으로 종합자산관리계좌(CMA), 수시입출금예금(MMDA) 등 다소 어려운 금융상품에 대한 설명으로 이어졌다. 고 부국장은 “내 집 마련을 하려는 분들은 주택청약종합저축에 가입하라”며 “연금저축은 다른 적금에 비해 세금도 적고 더 많은 이자를 받을 수 있으므로 집에 가면 남편을 설득해 꼭 가입하라”고 조언했다.
우즈베키스탄 출신 나휘사 씨(28)는 “처음으로 금융상품에 대한 교육을 받으면서 이자를 어떻게 하면 많이 받을 수 있는지를 배웠다”며 “이렇게 교육받을 기회가 더 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상반기 중 수도권 8개 지역에 거주하는 다문화가정 여성을 대상으로 초청교육 및 문화체험 1회, 방문교육 1회 등 2번씩 금융교육을 실시할 예정이다. 김종창 금감원장은 “국내 금융환경에 익숙지 않은 다문화가정 여성들이 잘못된 금융거래로 인한 피해를 보지 않도록 교육하게 됐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지원방안을 강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날 교육을 후원한 동아일보사도 다문화가정 여성들의 한국 생활 적응을 돕기 위해 월간지 여성동아를 기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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