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오후 1시 반경 대학생 40여 명이 서울 종로구 명륜동 성균관대 호암관 307호 강의실을 가득 메웠다. “가정의 ‘밥상머리 예절 교육’이 사라지고 있습니다. 앞으로 교사도 역할을 맡아야 합니다.” 학생들은 조희선 소비자가족학과 교수의 예절특강에 한시도 눈을 떼지 않았다.
이날 진행한 수업은 성균관대 사범대가 2007년부터 도입한 ‘사도인증제(師道認證制)’ 과정 중 하나인 ‘사도의 함양’ 과목이다. 사도(師道)는 스승의 도리를 뜻한다. 사도인증 과정은 결국 대학이 올바른 인성을 갖춘 예비교사를 양성하겠다는 의도다.
이 과정을 통과하기란 만만치 않다. 평균 평점 3.0 이상인 3학년생 이상만 신청이 가능하다. 논술지도교육론(2학점)과 사도의 함양(1학점)을 모두 이수해야 학장이 공인하는 ‘사도인증서’(사진)를 받을 수 있다. 20시간 이상 봉사활동, 예절교육, 성교육 등도 필수다. 2008년 2월 이후 졸업생 400여 명 가운데 사도인증서를 받은 학생은 50여 명뿐이다.
사도인증제는 이 대학 이명학 학장(55·한문교육과)의 아이디어다. 이 학장은 “학생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것이 스승의 첫 번째 도리”라며 “이런 도리를 안다면 비리에 손댈 일은 없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지난해 사도인증서를 받은 신아연 군포고 교사(27·여)는 “교사는 그 어떤 직업보다 소명의식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사도인증 과정은 그런 마음가짐을 갖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일선 학교의 호응도 크다. 안동규 군포고 교장(50)은 “교사는 실력보다 더 중요한 것이 인성”이라며 “사도를 아는 교사들이 오면 고마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