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생 공립고를 주변 사립고에 뒤지지 않는 명문고로 만들기 위해 노력한 학교장이 지병과 과로로 순직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은 신호근 불암고 교장(사진)이 14일 지병인 간암과 과로가 겹쳐 세상을 떠났다고 밝혔다.
서울 노원구에 있는 불암고는 2005년 개교한 공립고로 주변 서라벌고, 대진고 등 사립고에 비해 지역 내에서도 알려지지 않은 학교였다. 신 교장은 2007년 이 학교에 부임하자마자 ‘명문 공립고’로 거듭나기 위한 발전 계획을 내놓았다. 교사들은 “교장선생님이 휴일에도 나와 밤낮없이 일하셨다”며 “교장실에 소파 대신 침대가 있을 정도”라고 말했다.
신 교장은 성적이 나쁜 학생을 집중 지도하기 위해 ‘학력인증제’를 도입했다. 인증시험 성적이 나쁜 학생은 방과후 보충수업을 받도록 했다. 학생들을 지원하기 위해 ‘지원부’도 만들었다. 이영수 교무부장은 “교사와 지원인력 등 7명으로 구성된 지원부는 다른 학교에는 없는 부서”라며 “교장선생님이 사심이 없고 열정적이어서 교사들도 자연스럽게 따랐다”고 말했다. 불암고는 2008학년도 방과후학교 우수학교로 뽑혔고 작년 졸업생의 50%, 올해 40% 이상을 서울 지역 대학에 진학시켜 북부지역 공립고 중에서 최고의 성과를 거뒀다.
신 교장은 7일 오전 집에서 갑자기 쓰러졌다. 밥을 먹을 수 없을 정도로 몸 상태가 좋지 않았는데도 입학식을 치러낸 그였다. 이 부장은 “7년 전부터 간암 치료를 받아왔는데 지난 2∼3년간 과로하면서 병세가 악화된 것 같다”고 말했다. 결국 신 교장은 14일 55세를 일기로 눈을 감았다.
16일 불암고 전교생이 참석한 추모식에서 학생대표는 “학교를 주변 사립고에 뒤지지 않는 명문학교로 만들기 위해 노력한 교장선생님의 노력과 열정을 알고 있다”며 “짧은 역사지만 불암고 교복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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