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 산하 기관이었던 국립의료원이 52년 만에 특수법인인 국립중앙의료원으로 2일 출범했다.
국립중앙의료원은 이날 서울 중구 을지로 의료원에서 전재희 보건복지부 장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손숙미 심재철 원희목 의원이 참석한 가운데 개원식을 열었다.
국립중앙의료원은 특수법인으로서 조직, 인사, 예산을 자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 의사 91명, 간호사 345명 등 751명도 파견직 공무원이나 법인 직원으로 신분이 바뀌었다.
이날 취임한 박재갑 원장(62·사진)은 “현재 국립중앙의료원은 노후한 시설, 만성 적자, 경직된 서비스 등 고질병을 앓고 있는 중환자와 마찬가지로 인공호흡기에 의존해 근근이 연명하는 실정”이라며 “10년 안에 의학 연구는 서울대 수준으로, 의료 서비스는 삼성의료원 수준으로 끌어 올리겠다”고 말했다.
박 원장은 서울대 암연구소와 암연구센터 소장을 거쳐 2000∼2006년 국립암센터 원장을 지냈다.
박 원장은 “뇌혈관과 심혈관 질환 분야를 특화한 센터를 세워 민간 병원들과 경쟁하겠다”며 “특히 이들 질환은 초기 대응이 중요하므로 센터를 24시간 가동하도록 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국립중앙의료원은 2014년엔 현 위치에서 서초구 원지동으로 이전할 계획이다. 시가 4000억 원에 이르는 을지로 병원 터를 활용해 자금을 마련하고 정부 지원도 적극 끌어내 시설과 인력을 업그레이드한다는 방침이다. 박 원장은 우수 의료진을 교수 신분으로 끌어오기 위해선 국방의학전문대학원 설립 법안의 국회 통과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 원장은 수익을 위해 공공의료 서비스에 소홀해지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응급의료, 희귀난치성 질환, 다문화가정 의료, 해외 의료원조 등 공공의료의 본분은 잊지 않을 것”이라며 “소득에 상관없이 품위 있는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장비와 시설을 현대화하겠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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