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이 전무하더라도 우리는 결코 승조원들의 생환에 대한 노력을 포기해서는 안 된다고 봅니다.” 천안함 침몰 사건 후 ‘772함 수병은 귀환하라’라는 시를 올려 국민의 심금을 울린 누리꾼이 동아대 의대 김덕규 교수(55·내분비 내과·사진)인 것으로 밝혀졌다.
김 교수는 6일 동아대 홍보실을 통해 “우리들의 수병을 지켜달라는 뜻으로 이 글을 쓰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사건 발생 후 3일째 되는 지난달 29일 아침 기사를 통해 천안함 침몰 당시 승조원들의 위치와 각각의 이름을 표시해 둔 그림을 보던 중 갑자기 가슴속에서 뜨거운 뭔가가 온몸을 휘감았다”고 말했다. “눈물이 주체할 수 없이 쏟아져 내렸고, 그 자리에서 제 가슴을 휘젓는 뜨거운 감정들을 자판을 통해서 써내려갔다”는 게 김 교수의 설명.
그는 “당시 얼굴도 모르는 수병 46명의 이름이 순식간에 제 가슴속에 뛰어들어 왔다”며 “지금 생각해 보니 누군가가 46명의 생명을 내 가슴속에 품게 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라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아직 실종자들이 돌아오지 못한 것과 구조작전 중에 일어난 사고에 대해 모든 국민이 안타까워하는 것은 당연하다”며 “조금 다른 측면에서 국민들이 국군을 좀 더 격려해 주고 사랑해 주면 좋을 것 같다”는 바람도 잊지 않았다.
육군 대위(군의관) 출신인 김 교수는 가장 친한 친구가 해군 군의관으로 백령도에서 근무한 탓에 백령도 군생활에 대해 알게 됐다고 한다. “2002년 ‘제2연평해전’ 당시 부상한 군인과 사상자, 유가족에 대한 국가의 대접을 보고 울분을 삭이지 못했습니다. 그때부터 해군을 사랑하게 된 것 같아요.”
김 교수는 “만약 병사들이 무사히 돌아오게 된다면 우리 기도가 이뤄진 것에 대해 먼저 감사를 드리고 싶고 그들이 생환하게 된 것은 온 국민의 염원과 기도의 결과였다고 말하고 싶다”며 희망을 끈을 놓지 않았다.
“아직 실종자들이 돌아오지 못했기 때문에 사실 언론에 나오는 것이 굉장히 힘들었다”는 김 교수는 의료봉사단체장을 맡아 사회봉사활동에도 활발히 참여하고 있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김 교수는 “이제 국민이 ‘SOS’를 쳐야 하지 않을까 한다”며 “SOS는 ‘우리의 수병을 지켜주소서(Save Our Sailors)’라는 뜻”이라고 강조했다. 부산대 의대를 졸업한 김 교수는 1990년 동아대 의대에 부임했다.
본보 4월 2일자 5면에 게재된 시 ‘772함 수병은 귀환하라’. 부산=조용휘 기자 silen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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