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정류장은 최규하 대통령 가옥입니다.” 서울 종로1가 정류장에서 271번 버스를 타고 상암동 방향으로 가다 보면 서교동 인근에서 이런 안내방송을 들을 수 있다. 정확한 주소는 마포구 서교동 467-5. 최 전 대통령이 1973∼76년, 1980∼2006년 두 번에 걸쳐 살았던 곳이다.
지난해 7월 유족에게서 이 집을 사들인 서울시는 올해 말까지 영구 보존을 위한 안전진단 및 복원공사를 한다고 6일 밝혔다. 시는 2008년 10월 등록문화재로 지정된 이 가옥을 문화공간으로 탈바꿈시킨다는 계획이다. 내부 복원공사는 최 전 대통령의 생활모습을 조명하는 데 초점을 두고 진행된다. 응접실에는 50년 동안 버리지 않고 쓴 선풍기, 1940년대부터 찼던 손목시계 등 고인이 썼던 살림살이들이 그대로 전시된다. 바닥에 앉아 사용하는 앉은뱅이 책상이나 날짜 지난 달력을 잘라 만든 메모지까지 전시돼 최 전 대통령의 검소한 생활을 엿볼 수 있다. “광원의 노고를 잊지 않겠다”며 평생 썼던 연탄보일러와 사용할 연탄을 보관하던 창고 등도 그대로 전시된다.
가옥 앞 경호시설 용지는 가옥을 찾는 시민들이 쉴 수 있는 휴식공간으로 꾸며질 예정이다. 시 관계자는 “인근 홍익대, 신촌 등과 연계해 국내외 관광객들이 탐방할 수 있는 다양한 관광코스를 개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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