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이 건강하지 못한 건, 개인의 불행으로 끝나는 문제가 아닙니다. 국가에도 재앙이 됩니다.”
3일 서울 은평구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서 만난 김용하 원장(49)은 “이제 아픈 다음에 치료를 받는 시대는 끝났다”며 “아프기 전에 개인과 국가가 철저하게 관리해 사회 전체의 의료비용을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김 원장은 “10년 전에도 치료보다 예방이 먼저라는 발상이 나오긴 했지만 지금처럼 발등에 떨어진 불은 아니었다”며 “4∼9일 서울 강남구 서울무역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리는 ‘건강박람회 2010’은 건강 개념의 변화를 보여주는 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보건복지부와 보건사회연구원이 주최하고 동아일보사가 후원하는 ‘건강박람회’는 2000년에 이어 10년 만에 열린다.
김 원장은 ‘치료→예방’으로 변하지 않으면 의료체계의 근간인 건강보험 재정의 악화는 불 보듯 뻔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최근 고령 인구가 급증하면서 건보 재정은 2006년 747억 원, 2007년 2847억 원의 적자를 냈다. 지난해에는 32억 원이 적자였다. 김 원장은 “2008년 건강보험이 1조3667억 원의 흑자를 냈지만 이를 재정 건전화로 보는 건 착각”이라며 “경제위기로 진료비가 아까워 아파도 병원에 가지 못한 사람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 원장은 지금과 같은 수준으로 건보 재정이 늘어나면 국민부담액이 현재 소득의 5.5% 수준에서 2020년에 8%로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원장은 건강박람회가 자신의 건강 상태를 제대로 알고 아프기 전에 예방하는 콘셉트로 꾸려졌다고 했다.
건강박람회는 진단관, 플러스관, 미래관 등 3개의 전시관에 병원과 기업 50곳이 참여한다. 고혈압과 당뇨병 등 만성질환의 유무, 한방 체질 진단, 비만도 검사, 결핵검사, 구강 검진, 척추 검진 등을 무료로 받을 수 있다. 담배와 술을 못 끊는 사람이라면 진단관에서 16종 무료검진과 암 진단을 받은 뒤 금연 침과 뜸을 체험할 수 있다.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건강 퀴즈 배틀’과 공을 이용한 스트레칭 시범도 준비했다.
김 원장의 이번 박람회를 계기로 가족끼리 서로의 건강에 더 관심을 기울여줄 것을 당부했다.
“건강에 문제가 생기면 환자는 물론 가족도 고통을 받잖아요. 5일 어린이날과 8일 어버이날을 맞아 부모와 자녀들이 함께 치아검진, 건강검진을 받으면서 서로의 건강을 챙겨주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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