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스키를 타고 달리는 모습을 보고 다른 장애인 친구들도 자신감을 가졌으면 좋겠어요.”
지적장애 3급인 채송이 양(19)은 정신지체를 딛고 스키와 스케이트에서 뛰어난 성과를 보여 3일 서울시교육청으로부터 서울학생상 ‘진취적 기상’ 부문 수상자로 선정됐다.
채 양은 1월에 개최된 제7회 전국 장애인 동계체육대회에서 여자 알파인스키 부문 1위를 차지했다. 3월에는 한국스페셜동계올림픽에서 피겨 부문 1등상인 금상을 받았다. 채 양은 “김연아 선수가 밴쿠버 올림픽에서 금메달 땄을 때를 생각하며 스케이트를 탔다”며 “많은 사람의 응원과 박수를 받게 돼 기뻤다”고 말했다. 조성미 담임 교사는 “알파인은 빠른 속도로 질주하고 회전하는 경기라 다치는 일이 많다”며 “고통을 잘 견디지 못하는 지적 장애아들은 하기 어려운데 송이는 승부욕이 강하고 참을성이 뛰어나다”고 말했다.
채 양이 스케이트와 인연을 맺은 것은 초등학교 2학년 때 학교 빙상장에서 피겨스케이팅을 배우면서부터였다. 채 양은 “처음엔 무서웠지만 이젠 자신감이 생겨서 스케이트를 탈 때가 제일 행복하다”며 웃었다.
채 양을 연습에 매진하게 한 또 다른 이유는 상금이었다. 교육비나 스케이트 강습비는 지원을 받지만 생활비나 교통비는 늘 부족했기 때문이다. 채 양은 “회전 연습을 하다가 넘어져 멍이 들기도 했지만 꾹 참고 연습했다”고 말했다.
졸업을 앞둔 채 양의 가장 큰 걱정은 운동을 계속 할 수 없다는 것이다. 가정형편 때문에 일곱 살 때 장애인 시설인 동천의집에 맡겨진 뒤 현재 장애인 공동생활가정인 동천체험홈에 살고 있는 채 양에게 운동비용은 넘기 어려운 장애물이기 때문이다. 채 양은 “그래도 운동을 하면서 얻은 자신감으로 무슨 일을 하든지 최선을 다하겠다”며 “장애인이라 못한다는 말을 듣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4일 열리는 서울학생상 시상식에서는 ‘희생·봉사정신’ ‘창의성 발현’ ‘진취적 기상’ ‘국위선양’ ‘명예거양’ 등 5개 분야에서 330명이 상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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