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습 부진아엔 방과후 교실, 주말마다 집에서 독서회도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5월 14일 03시 00분


공 진초 김경동 교사 등 10명
교과부 선정 으뜸교사 뽑혀

서울 공진초교 김경동 교사(39)는 2008년부터 토요 휴업일마다 형편이 어려운 학생 두세 명과 대학생 자원봉사자 한 명을 결연해 멘터링 프로그램을 진행해 왔다. 이 학교는 전교생 중 70%가 급식지원을 받을 정도로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이 많다. 멘터 자원봉사자들은 학생들과 공연 영화 전시회 관람, 미술 교실, 과학실험 등을 함께 한다. 김 교사는 “알코올의존증 아버지의 영향으로 폭력적이었던 학생이 멘터링 프로그램을 하며 밝게 변해 지금은 최고로 인기 많은 아이가 됐다”고 말했다.

▶본보 2009년 5월 15일 A3면 기사 참조
“교직도 서비스직… 교장이 팔 걷으면 사회도 힘껏 돕는다”


김 교사는 또 2008년부터 기초학습 부진아 제로 운동에도 앞장섰다. 모든 선생님의 참여를 이끌어 방과 후 프로그램을 결성, 30%에 이르렀던 기초학습부진아를 작년에 0%로 만들었다.

경남 진주시에 있는 창원여고 황주호 교사(52) 집은 주말마다 학생들로 북적거린다. 그가 1993년부터 운영하는 ‘고요독서회’ 때문이다. 진주고에 재직하면서 고전을 어려워하는 아이들과 함께 매주 한 권씩 책을 읽고 토론한 게 시작이었다. 지난해 16기까지 150명이 이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이제 ‘고요독서회’는 세 곳에서 열린다. 매주 월, 화요일 밤에는 창원여고에서, 한 달에 한 번은 예전에 근무했던 거제도, 주말에는 황 교사 자택이다. 그는 “아이들에게 책을 읽고 생각할 기회를 준 것뿐인데 공부도 잘하게 되더라”며 “의대에 진학한 학생만 20명 정도”라고 말했다.

슬하에 자녀가 없는 황 교사는 학생들을 친자식처럼 대하고 학생들도 ‘고요 가족’이라는 말로 황 교사의 정성에 답한다. 사회에 진출한 졸업생들은 후배들에게 책과 간식을 사주라며 장학금을 보내기도 한다. 4기 졸업생 출신 서울 당곡고 강은경 교사(32)는 자기 학교에서 독서 모임을 열고 있다. 황 교사는 “체력이 달려 지난해부터 공개모집을 하지 않는데도 학생들이 끊임없이 찾는다”며 “앞으로도 열성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13일 교육과학기술부는 제29회 스승의 날을 맞아 두 교사를 비롯한 교사 10명을 ‘2010년도 으뜸교사’로 선정해 인증서를 줬다. 교과부는 또 근정훈장 20명, 근정포장 18명, 대통령표창 99명, 국무총리표창 112명, 교육과학기술부장관표창 5920명 등 총 6169명에게 정부 포상했다.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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